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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3선 도전' 선 그었지만 여운 남겨…"헌법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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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3선 도전' 선 그었지만 여운 남겨…"헌법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NBC방송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경제, 이민, 외교 등을 아우른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이하 현지시각) 방영된 이 프로그램에 나와 △3선 출마설 △대중국 관세 정책 △헌법 준수 여부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 노골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파장을 예고했다.
5일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재임 이후 첫 분기 경제지표 하락, 대외 무역 정책, 헌법적 책무 등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자리로 풀이됐다. 특히 헌법 준수 여부와 관련한 모호한 답변은 정치권 안팎에서 적잖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좋은 건 내 덕, 나쁜 건 바이든 탓”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 경제의 좋은 부분은 트럼프 경제이고, 나쁜 부분은 바이든 경제”라고 규정하며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 수치와 관련해 “취임한 지 겨우 몇 주 만에 이런 수치가 나온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에서는 하루에 50억~60억달러씩 손실이 났지만 나는 그것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훌륭한 수치’로 바꿨다”며 이같이 밝혔다.

◇3선 도전설엔 “고려 안 해”…헌법 언급은 피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트럼프 2028년’ 문구가 새겨진 모자가 판매되면서 3선 도전설이 확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3선 출마를) 원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 계획이 없다”며 “위대한 공화당원에게 정권을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행자인 크리스틴 웰커가 연임 제한을 명시한 미국 수정헌법 제22조에 대해 언급했음에도 트럼프는 이를 명확히 인정하지 않아 여운을 남겼다.

그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 자체가 나에 대한 최고의 칭찬”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헌법상 금지된 3선 도전을 명확히 부정하면서도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다.

◇대중국 관세는 일부 ‘영구 유지’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대중국 관세 정책에 대해 “일부는 절대 철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외국으로 이전하면 왜 미국이 그들에게 유리한 조치를 취해줘야 하느냐”며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필요 없는 물건, 쓰레기 같은 제품을 수입하면서 무역적자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는 현행 145%에 이르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영구히 지속되긴 어렵다는 점도 인정하며 “언젠가는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법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대법원 판결에 모호한 입장

웰커 진행자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최근 대법원이 미국 정부의 잘못된 추방 조치로 인해 살바도르로 강제 송환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귀환을 명령한 판결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법무장관 팸 본디가 데려오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지만 내가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헌법에 따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천재적인 변호사들이 있으니 그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수백만 명이 다 재판을 받아야 한다면 말이 안 된다. 그중엔 살인범, 마약범, 최악의 범죄자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민자들의 기본권 보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캐나다 합병론 부정…그린란드는 “필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 사이에서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온 가운데 트럼프는 이날 방송에서 “미국이 캐나다에 매년 2000억달러(약 274조원)를 써야 할 이유가 없다”며 “그들은 우리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들의 자동차도, 목재도, 에너지도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그린란드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구는 적지만 그들을 아끼고 돌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6월 워싱턴DC서 군사 퍼레이드 강행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4일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미국 국기절이자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인 동시에 트럼프의 79번째 생일이다.

퍼레이드 예산으로 약 4500만달러(약 616억원)가 책정됐지만 그는 “이 정도 비용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무기와 탱크, 미사일, 잠수함을 갖고 있으며, 이를 기념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건국 250주년(2026년) 기념사업은 정부효율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일부 행사가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