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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NS서 원산지세탁 광고 봇물…美관세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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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NS서 원산지세탁 광고 봇물…美관세 회피"

중국 광저우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광저우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들. 사진=연합뉴스
중국 수출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회피 방법으로 원산지 세탁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한국이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의 다른 국가를 거쳐 원산지를 속이려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누적 145%의 초고율 관세로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으로의 접근이 차단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러한 '원산지 세탁'을 대행해 주겠다는 광고 글이 넘쳐나고 있다. 한 광고는 "미국이 중국상품에 관세를 부과했다고요? 말레이시아를 거쳐 동남아시아 제품으로 '변신'시켜보세요"라고 홍보했다.

또 다른 SNS 광고글은 "미국이 중국산 나무 바닥재와 식기류를 통제하나요? 원활한 통관을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원산지 세탁'을 해봐요"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같은 우회수출을 도와주는 물류업체 두 곳의 영업사원들은 물품을 말레이시아 클랑 항으로 운송하면 현지 컨테이너에 옮기고 태그와 포장을 바꿀 수 있다고 FT에 전했다.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관세로 미국 시장을 잃지 않으려 이런 우회수출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광둥성 중산시의 조명업체 바이타이 관계자는 "미국 관세가 너무 높지만 이웃 국가에 상품을 판매한 다음 거기서 다시 미국으로 넘기면 관세 부담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광둥성 둥관시에 있는 한 소비재 제조업체 소유주는 최근 국내 산업협회 두 곳으로부터 관세 회피책을 제공해주는 중개업체를 소개받았다며 "중개업자가 1㎏당 5위안(약 960원)만 내면 해결책을 마련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미국이라는 큰 시장을 잃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FT는 이같은 중국 업체들의 우회 수출이 늘면서 '경유지'로 이용되는 국가들이 관련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 관세청이 발표한 내용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관세청은 올해 1분기에 국산으로 속여 미국으로 우회 수출된 상품 적발 액수가 285억원으로 작년 연간 적발액(217억원)을 넘었고 대부분 중국산이었다며 우회수출 차단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현지 무역협회와 수출·제조업체에 원자재와 중간 투입재의 원산지 확인을 강화하고 위조 증명서 발급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고 태국도 최근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원산지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