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페트로브라스 P-86 FPSO 입찰 또 미뤄져...'높은 시장가' 부담

글로벌이코노믹

페트로브라스 P-86 FPSO 입찰 또 미뤄져...'높은 시장가' 부담

시장 비용 상승에 EPC 복잡성·현지화 조건 등 겹쳐 일정 재조정
국내외 업체 제안 준비 시간 벌어… 한국 조선사엔 장기적 수주 기회
페트로브라스의 P-86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입찰이 '높은 시장가' 부담 등으로 다시 지연됐다. 시장 비용 상승,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의 복잡성, 현지화 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전체 사업 일정이 재조정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페트로브라스의 P-86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입찰이 '높은 시장가' 부담 등으로 다시 지연됐다. 시장 비용 상승,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의 복잡성, 현지화 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전체 사업 일정이 재조정됐다. 사진=로이터
브라질 국영 석유 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마를링 술-마를링 레스치 개발 사업에 쓰일 중형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인 P-86의 상업 제안서 제출 마감일을 또다시 미뤘다고 업스트림 온라인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높은 시장 비용', 특히 최근 세계 조선 및 해양플랜트 시장의 원가 부담 증가를 이번 연기의 주요 까닭으로 들었다. 계약업체들은 이에 따라 제안서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약 5개월의 추가 시간을 확보했다.

P-86 FPSO는 페트로브라스가 직접 소유·운영하는 설계·조달·시공(EPC) 방식으로 캄푸스 분지 안 유전 운영 활성화를 위한 핵심 설비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해 10월 이 FPSO의 EPC 입찰을 처음 공고했다. 당시 제안서 제출 마감일은 올해 4월 8일이었으나, 이후 6월 6일로 한 차례 미뤄졌으며, 이번이 두 번째 연기다.

◇ 거듭된 연기, '시장 비용' 외 복합 요인은?
페트로브라스가 밝힌 '높은 시장 비용' 말고도, 업계에서는 P-86 같은 EPC 방식 사업의 고유한 복잡성, 브라질 정부의 현지화 비율 요구 조건, 최근 유가 변동과 세계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사업 경제성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 그리고 복잡한 입찰 구조 탓에 참여 업체들의 제안 준비 기간이 모자랐던 점 등이 이번 연기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입찰이 미뤄지면서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같은 우리나라 주요 조선사를 비롯해 중국의 COOEC, 싱가포르의 씨트리움(Seatrium) 등 참여가 예상되는 세계 해양플랜트 기업들은 제안서 준비를 더욱 꼼꼼하게 할 시간을 벌었다. 앞으로 P-86 FPSO 입찰 경쟁은 이들 한국, 중국, 싱가포르 업체들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페트로브라스는 미뤄진 새 마감일에 맞춰 제안서를 받은 뒤 평가와 협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페트로브라스는 SEAP FPSO나 부지오스(Buzios)-12 FPSO 같은 다른 대형 사업들을 건설-운영-이전(BOT)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이들 사업의 입찰 일정도 일부 바뀔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 정부의 꾸준한 현지화 정책 요구에도, 전반적인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이 늘어나는 점과 특정 나라 기업에 대한 제재 같은 조건이 어우러지면서 길게 보면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수주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