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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U의 1060억 달러 규모 '호라이즌 유럽' 연구 프로그램 참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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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U의 1060억 달러 규모 '호라이즌 유럽' 연구 프로그램 참여 검토

첨단 소재·디지털화·의료 분야 기술 혁신 협력 기대
EU, 중국 의존도 낮추고 싱가포르·한국 이어 아시아 파트너십 확대
EU는 일본이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첨단 소재 기술에 접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EU는 일본이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첨단 소재 기술에 접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유럽연합(EU)의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7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EU는 일본에 2026년부터 이 프로그램에 가입할 것을 제안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양측이 올해 말까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호라이즌 유럽’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7년간 935억 유로(약 1060억 달러)가 투입되는 EU의 주력 연구개발 프로그램으로, 환경, 디지털화, 건강 및 의학 분야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과 대학은 공개 신청 절차를 통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비EU 국가들도 '과도기적 협정'을 통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올해 1월에 가입했으며, 싱가포르도 참여를 준비 중이다. 지난 4월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참여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의 참여 검토는 학계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도쿄대학, 교토대학, 와세다대학 등 일본 11개 주요 대학 컨소시엄은 호라이즌 프로그램 참여가 "일본 과학기술에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정부에 참여를 촉구했다.

현재 유럽에 지사를 둔 일부 일본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호라이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본에만 기반을 둔 기업과 대학은 참여를 위해 자체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이 과도기적 협정을 통해 참여하면 기업과 대학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EU 27개 회원국의 R&D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U는 특히 첨단 소재 분야에서 일본의 연구 역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은 전기차용 신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관련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소재의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어 EU와의 협력이 양측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EU와 일본은 핵심 재료 및 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EU의 노력의 일환으로 첨단 소재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대학의 다양성 프로그램 등에 압력을 가하면서 일부 연구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져 더욱 주목된다. EU는 이러한 흐름 속에 유럽으로의 연구자 이주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라이즌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EU와 협정을 체결하고 기금을 출연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한 예산을 할당해야 하며, 자금 조달 규모를 놓고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