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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SK온 켄터키 공장, 끊이지 않는 안전 논란... 근로자 건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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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SK온 켄터키 공장, 끊이지 않는 안전 논란... 근로자 건강 '빨간불'

지난해 '곰팡이 사태' 이어 화학물질·박쥐 등 유해 환경 노출 잇따라
근로자들, 집단 반발하며 노조 결성 추진… 회사 "안전 최우선" 기존 입장 되풀이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포드와 SK온의 합작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가 작업장 안전 문제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장 내 곰팡이 재발, 박쥐떼 출몰 및 유해 화학물질 노출 등으로 일부 근로자들은 병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켄터키 주 정부는 15건의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포드 어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포드와 SK온의 합작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가 작업장 안전 문제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장 내 곰팡이 재발, 박쥐떼 출몰 및 유해 화학물질 노출 등으로 일부 근로자들은 병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켄터키 주 정부는 15건의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진=포드 어소리티
미국 켄터키주에 들어서는 포드와 SK온의 배터리 합작공장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에서 근로자 안전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공장은 지난해 초에도 곰팡이 문제로 홍역을 치렀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드 소식을 다루는 '포드 어소리티'는 7일(현지시각)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가 최근 잇따른 안전 문제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초 이 공장에서는 한국에서 들여온 대형 장비 포장용 나무 상자와 현장 공기에서 곰팡이가 많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일부 근로자들이 호흡기 질환 같은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마이클 애덤스 합작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상황을 관리하고 있으며 현장 모든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곧바로 조치하고 현장 관리를 강화하며 곰팡이를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일은 공장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계기가 됐다.

현지 매체 '커리어 저널'은 블루오벌SK 배터리 파크에서 여러 안전 관련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최근 이 문제를 깊이 취재해 관련 내부 문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 보도를 보면, 공장 일부 근로자들이 산업 안전 보건 민원을 내자 켄터키 주 정부는 조사 15건을 시작했다. 또 직원들은 수십 명이 작업장에서 다쳤음을 증명하는 의료 기록과 함께 현장 사진, 내부 문서 같은 자료로 부상과 질병 사례를 알리고 있다.
◇ 작업장 곳곳 '위험천만'… 곰팡이에 박쥐, 화학물질까지

구체적으로는 곰팡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일부 공간에서는 여전히 곰팡이 냄새가 나고 벽면이나 장비 표면에 곰팡이가 남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공장 안에 박쥐가 산다는 보고도 있는데, 박쥐는 병을 옮길 수 있어 또 다른 위생·안전 문제로 떠올랐다.

일부 비상 출입구를 자재나 장비 등이 막고 있어 불이 나는 등 비상 상황이 생기면 빨리 대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렇게 막힌 비상구는 근로자 생명과 바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여서, 여러 명이 주 정부에 안전 문제를 정식으로 알린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쓰는 여러 화학물질 안전 관리가 부족하다는 불만과 더불어, 일부 근로자들은 화학물질에 노출돼 피부 발진, 호흡 곤란, 두통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들어가거나 치료를 받았다. 이 밖에도 현장 안전 교육과 보호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거듭 나왔다. 일부 근로자들은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하고, 실제로 안전 문제를 알렸다가 해고됐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나왔다. 이런 주장에 블루오벌SK 쪽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회사 "문제없다"지만… 커지는 근로자 불신, 노조로 결집

블루오벌SK의 맬러리 쿡 대변인은 성명에서 "블루오벌SK는 직원과 지역 사회를 위해 시설 안전을 보장하려고 연방, 주, 지방 규정을 엄격히 지키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안전 수칙을 살피고, 팀원들과 열린 소통 정책을 펴고 있다. 걱정하는 점은 언제나 조사해 해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 근로자들은 회사 대응이 형식적이거나 실질 개선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안전 문제를 두고 안에서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점이 주된 불만이다.

이렇게 되풀이하는 안전 문제는 지난 1월 블루오벌SK 근로자들이 전미자동차노조(UAW)에 가입하려고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 결성 투표를 신청한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다. 근로자들은 작업장 건강과 안전 문제, 회사 쪽과 소통이 없는 것 말고도 회사의 소극적이고 모자란 대응, 근로자 권리 보호 필요성 따위를 노조 설립 추진 이유로 든다. 이들 노조 결성 움직임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니라 근로자 건강과 안전, 조직 안의 투명한 소통 길 확보 요구가 핵심이다. 일부에서는 노조 결성을 추진한 뒤 현장 안전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일부 개선 조치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