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판매 부진에 9200만 달러 들여 옐로우 와인 공장 인수..."채널 시너지 기대"
버드와이저 APAC, 중국 시장서 12.7% 매출 하락..."소비자 신뢰 지수 여전히 낮아"
버드와이저 APAC, 중국 시장서 12.7% 매출 하락..."소비자 신뢰 지수 여전히 낮아"

칭다오는 8일 자회사인 산둥 루진 수출입 그룹과 함께 산둥 지모 옐로우 와인 공장을 6억6500만 위안(약 92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1903년 독일의 임차권으로 설립된 영국-독일 양조장에 뿌리를 둔 칭다오는 이번 인수가 "비맥주 사업의 산업 간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다각화된 개발을 촉진하며, 새로운 개발 기회를 가져다준다"고 밝혔다. 특히 맥주와 옐로우 와인의 성수기가 서로 다른 점을 활용해 판매 시즌을 분산시키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모가 생산하는 옐로우 와인은 독특한 맛과 스모키한 향으로 유명하며, 일본과 한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지모는 2024년 주요 사업에서 1억 6,641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5% 성장했고, 순이익은 38% 증가한 3047만 위안을 기록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앤 링은 이번 인수가 칭다오의 비맥주 사업을 확장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인" 수익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24년 실적을 기준으로 "연간 기준 칭다오의 매출과 순이익에 1% 미만"으로 기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다각화 전략은 중국 맥주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나온 결정이다. 칭다오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321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으며, 맥주 판매량도 5.9% 감소한 753만 킬로리터를 기록했다.
회사 경영진은 연례 보고서에서 국내 맥주 시장이 "부진"한 상태로 유지됨에 따라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9% 증가한 104억4000만 위안이었지만, 여전히 성장 모멘텀은 약한 상태다.
중국 맥주 시장의 침체는 칭다오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쟁사인 버드와이저 브루잉 컴퍼니 APAC(Bud APAC)은 8일 중국에서의 1분기 매출이 12.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마지막 분기 20% 하락에 이은 또 다른 부진한 실적이다.
지난달 버드 APAC의 CEO로 취임한 옌쥔 쳉은 "중국에서의 실적은 주요 지역과 채널의 소프트 산업에 의해 계속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9.2% 감소했는데, 이는 "재고 관리 이니셔티브와 입지 및 온프레미스 채널의 지속적인 약세"가 원인이었다. 헥토리터당 매출도 3.9% 하락했는데, 이는 "높은 기저와 부정적인 지리적 및 채널 믹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버드 APAC은 1분기 전체 매출이 14억6000만 달러로 7.5% 감소했고, 순이익은 2억3400만 달러로 18.5% 감소했다. 회사는 중국에서의 하락세가 한국과 인도와 같은 다른 시장에서의 견고한 실적으로 "부분적으로 상쇄"되었다고 밝혔다.
쳉 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노동절 연휴 기간 동안 "약간 긍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소비자 신뢰지수는 여전히 낮다"고 확인했다. 그는 광둥성, 저장성, 푸젠성, 장쑤성과 같은 회사 주요 시장인 부유한 해안 지방에서 특히 수요 부진이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버드 APAC의 CFO 이그나시오 라레스는 "중국에서 가장 큰 수익 풀"인 광둥성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맥주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 영향을 "정량화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기존의 하락 추세가 연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칭다오의 옐로우 와인 사업 진출은 기존 맥주 사업이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맥주와 황주(옐로우 와인)의 서로 다른 소비 시즌을 활용해 연중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기존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양조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침체와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맥주 회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전통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 주류와 현대적 브랜딩을 결합한 새로운 시장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