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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휴전에 환태평양 운임 '회복세'..."수출업체들 90일 창구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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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 휴전에 환태평양 운임 '회복세'..."수출업체들 90일 창구 노려"

미국 수입업자들 중국 물품 구매 재개... 선적가격 반등·해운사 주가 두 자릿수 상승
"일시적 안도감"... 일부 제조업체들 해외 생산 전환 계획은 유지
홍콩에 상장된 일부 해운업체들의 주가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휴전 이후 최근 며칠 동안 두 자릿수 반등했다. 사진=AP/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홍콩에 상장된 일부 해운업체들의 주가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휴전 이후 최근 며칠 동안 두 자릿수 반등했다. 사진=AP/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수입 관세를 90일간 중단하면서 양국 간 무역 창구가 열리자 미국 상인들이 중국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서두르면서 환태평양 운임과 지역 해운 회사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4월에 전년 대비 21% 급감했는데, 이는 미국 고객들이 주문을 취소하거나 중국 공급업체에 상품 적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최근 관세 전쟁이 갑자기 냉각되면서 일부 중국 수출업체들은 창고에 묶여 있던 제품을 마침내 옮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노무라의 팅 루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수출업체들이 4월에 미국으로의 선적을 보류했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관세 인하는 억눌렸던 수출의 물결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이우시에 본사를 둔 소싱 전문가 토니 첸은 관세 휴전 소식을 듣고 즉시 미국인 고객들에게 연락했다. 한 고객은 수만 달러짜리 보드게임 주문을 한 달 넘게 창고에 보관 중이었고, 또 다른 고객은 2주 전 보온병과 열쇠고리 생산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었다.
"지금이 상품을 옮기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고 첸은 닛케이 아시아에 말했다. 그런데도 그는 미국 시장에 대한 노출을 줄일 계획이라며 "3개월의 기간은 일시적인 안도감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콩 상장 장난감 제조업체 VTech Holdings의 앨런 웡 회장은 관세 인하로 인해 생산 전환 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가 높게 유지된다면 생산량은 대부분 말레이시아에서 나올 것이지만, 관세가 30%라면 일정 수의 제품도 중국에서 올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생산 할당에 대한 최종 결정은 "실제 관세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해운 가격은 수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Drewry World Container Index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의 평균 가격은 5월 8일 기준 2,076달러로 떨어졌는데,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팬데믹 기간 최고치보다 80% 낮은 수치다.

로스앤젤레스항의 진 세로카 전무이사는 90일간의 관세 부과 중단을 "소비자, 미국 기업, 근로자 및 공급망에 반가운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가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기 전인 4월 1일 수준으로 관세를 더 낮추기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홍콩 기반 항공화물 가격 플랫폼 TAC Index의 존 페이튼 버넷 전무이사는 "현재로서는 운임이 약간 상승했다"며 많은 거래자들이 실제 상품을 옮기기 전에 "더 명확한 관세"를 기다리고 있지만, 분위기는 "더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관세가 진정되고 재고를 재입고해야 할 때 항공화물의 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TAC Index의 니일 윌슨 편집자는 제네바에서 양자 협상이 발표된 이후 운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5월 12일 주에 글로벌 발트해 항공 화물 지수가 1.5%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빈 선반을 다시 채우기 위한 경쟁에서 물량과 용량 모두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역 해운사들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홍콩에서 오리엔트 오버시즈 인터내셔널(OOIL)은 14일 4.9% 상승했고, 중국 국영 모회사인 코스코 쉬핑 홀딩스는 3.4%, SITC 인터내셔널 홀딩스는 6.5% 상승했다. 상하이 상장 코스코는 4.5%, 에버그린 마린은 4.3% 상승했다. 모든 기업의 주가는 4월 초 관세 전쟁 격화로 크게 하락했다가 이후 두 자릿수 반등을 기록했다.

HSBC의 파라시 자인 글로벌 운송 및 물류 리서치 책임자는 "전 세계는 7월 9일까지, 중국은 8월 중순까지 관세 일시 중지를 활용하기 위한 화물 러시로 조기 성수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4월에 재고 수준이 월간 기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이며, 소매업체들이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하게 돌아서고 재고를 줄이면서 재입고가 수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BC는 13일 에버그린의 주식 등급을 "보유"에서 "매수"로, OOIL 주식을 "감소"에서 "보유"로 상향 조정했으며, SITC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