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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세계 최초 '해킹 불가능한' 양자 암호화 시스템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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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세계 최초 '해킹 불가능한' 양자 암호화 시스템 상용화

차이나텔레콤, 양자키 배포와 포스트 퀀텀 암호화 기술 결합한 시스템 출시
베이징-허페이 간 1,000km 양자 암호화 전화 통화 성공... 16개 도시 네트워크 구축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텔레콤 퀀텀 그룹이 양자 컴퓨터로도 해킹할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상용 암호화 시스템을 공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텔레콤 퀀텀 그룹이 양자 컴퓨터로도 해킹할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상용 암호화 시스템을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텔레콤 퀀텀 그룹이 양자 컴퓨터로도 해킹할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상용 암호화 시스템을 공개했다고 19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지난주 두 가지 핵심 기술을 통합한 분산 암호화 시스템을 출시하고, 이를 활용해 베이징과 허페이 간 1,000km 이상 거리에서 세계 최초의 지역 간 양자 암호화 전화 통화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시스템은 양자 역학의 원리를 사용해 암호화 키를 안전하게 전송하는 '양자 키 배포(Quantum Key Distribution)' 기술과 복잡한 수학 문제에 의존해 데이터를 잠그는 '포스트 퀀텀 암호화(Post-Quantum Cryptography)' 기술을 결합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이 결합이 실시간 통신, 데이터 보호, 신뢰할 수 있는 신원 인증과 같은 핵심 용도를 위한 엔드 투 엔드 양자 보안 아키텍처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양자 컴퓨팅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존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는 전례 없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 차이나텔레콤의 수석 양자 과학자이자 중국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인 펑쳉즈는 "글로벌 양자 컴퓨팅이 발전함에 따라 공개 키 기반 암호화 시스템이 증가하는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며 "새로운 양자 저항성 사이버 보안 인프라의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새로운 시스템이 3계층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으며, 실제 시나리오에서 성공적으로 테스트를 마쳐 이제 대규모 상용화에 사용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미 허페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를 포함한 16개 주요 도시에 양자 대도시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국 전역을 연결하는 양자 보안 통신의 지역 간 백본을 형성함으로써 중국을 글로벌 양자 보안의 최전선에 위치시켰다.

이 중 허페이 양자 네트워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포괄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 1,147km의 양자 키 배포 광섬유에 걸쳐 8개의 코어 노드와 159개의 액세스 포인트를 갖추고 있으며, 현재 약 500개의 정부 기관과 380개의 국영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양자 암호화 시스템 외에도 세계 최초의 통신사급 양자 보안 인스턴트 메시징 및 협업 플랫폼인 '퀀텀 시크릿(Quantum Secret)'과 정부 승인, 재무 감사 및 기업 워크플로우 관리를 위한 플랫폼인 '퀀텀 클라우드 씰(Quantum Cloud Seal)'도 함께 출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두 플랫폼 모두 이미 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채택되고 있다.

양자 암호화 기술은 일반적인 암호화 방식과 달리 물리적 법칙에 기반해 이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을 갖는다. 양자 키 배포 기술은 암호화 키를 광자에 실어 전송하는데, 이를 중간에서 가로채려는 시도가 있을 경우 양자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즉시 감지할 수 있다. 포스트 퀀텀 암호화는 양자 컴퓨터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수학적 문제를 기반으로 한 암호화 방식이다.

양자 통신 기술은 금융, 국방, 의료 등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양자 기술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이나텔레콤의 이번 발표가 글로벌 사이버 보안 패러다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으며, 양자 기술 경쟁에서 중국이 주요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 다른 주요국들도 양자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