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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농가 돈 풀기' 66조 원… 전쟁·무역 정책 비용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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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농가 돈 풀기' 66조 원… 전쟁·무역 정책 비용 논란 확산

농가 지원 예산 역대 최고치 경신 전망… 전문가들 "시장 왜곡 vs 불가피한 대응" 팽팽
올해 말까지 미국 농가에 집행될 연방 정부 지원금은 총 440억 달러(약 66조 원)로 추산된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말까지 미국 농가에 집행될 연방 정부 지원금은 총 440억 달러(약 66조 원)로 추산된다. 사진=연합뉴스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정책 변화가 맞물리면서 미국 농업계가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에 의존하는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여파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으나, 이를 두고 시장의 자생력을 저해한다는 비판과 식량 안보를 위한 필수적 대응이라는 옹호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미국 농가에 집행될 연방 정부 지원금은 총 440억 달러(약 66조 원)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농업 부문 전체 순이익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이번 지원액은 지난 20년 평균 연방 농업 보조금 규모가 연간 약 200억 달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를 웃도는 수치이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농가 지원 규모(약 460억 달러)와 유사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별도로 이스라엘·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농가 손실 보전을 위해 의회에 1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보조금을 요청한 상태다. WP는 "농가 소득의 상당 부분이 연방 정부의 정책 결정에 좌우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리스크와 농자재 가격 급등… 정부의 '시장 개입' 정당성 논란


이번 보조금의 핵심 배경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일부 통항 차질과 물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료 등 핵심 농자재의 수급 비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 농무부는 지난달 30일 브룩 롤린스 농무장관 명의로 국내 비료 생산 시설 확충에 5억 달러를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농무부 관계자는 "전쟁이라는 비상 상황으로 인해 시장 기능만으로는 농가의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식량 안보 차원에서 선제적인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농민 단체들 역시 "국제 분쟁으로 인한 생산 원가 상승분을 보전해주지 않으면 상당수 농가가 파산을 면하기 어렵다"며 지원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개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규모 현금성 지원이 장기화하면서 농업 현장의 자생적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효율성' 상실과 시장 왜곡… 재정 건전성 비상


시장 왜곡에 대한 우려도 구체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특정 작물 생산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 분쟁 당시 대두 수출이 급감하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했고, 대두 기반 바이오 연료 혼합 의무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수요를 견인한 바 있다.

조지 메이슨 대학교 데이비드 서먼 교수는 최근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특정 작물에 대한 쏠림 현상은 재고 누적과 가격 하락을 유발하는 악순환을 부른다"며 "보조금으로 유지되는 효율성 낮은 농장들이 시장의 가격 결정권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육가공 업체들에 대한 5억 달러 규모의 지원책 역시 소규모 업체 보호라는 명분과는 달리, 시장 내 공급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간선거 앞둔 정치적 포석… 장기적 해법은?


이번 지원책이 오는 중간선거를 겨냥한 지지층 결집용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농촌 지역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2018년 중간선거 당시에도 무역 분쟁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를 대상으로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표심을 관리했던 전례가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경제 논리보다 정치적 명분이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평했다.

단기적인 물가 안정과 농가 소득 방어라는 목적과 장기적인 재정 리스크 관리 사이의 충돌은 피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정부의 '현금 살포' 방식은 재정 건전성에 더 큰 압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워싱턴 경제계에서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고 농업 자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