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신용등급 강등 시간차 충격"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이 뉴욕증시에 시간차 충격을 주고 있는가운데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시장이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관세나 지정학적 갈등이 초래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JP모건 주최 투자자 행사에서 "대규모 경기 침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신용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요점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사람들은 관세의 영향이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상당히 괜찮다고 느끼고 있다"며 "(주식) 시장은 10% 하락했다가 다시 10% 상승했는데 이는 놀라울 정도의 안일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4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후 급락세를 보이다가 관세 유예 발표 후 반등하며 현재 연초 수준 이상으로 상승했다.
다이먼 CEO 또 미중 관세 유예로 관세율이 낮아졌음에도 현 관세 수준이 상당히 극단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관세 협상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높다고 본다"고 평가했다.그는 지정학적 위험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 '매우'를 세 차례나 반복하기도 했다. 다이먼 CEO는 JP모건 고객이 JP모건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 관련 자산을 구매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는 그동안 비트코인이 유용성이 없다며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취해왔다.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금요일인 지난 16일 주식시장이 마감된 뒤 발표됐다. 본격적인 영향은 시간을두고 .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 하향이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조치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지난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3대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내렸을 때에는 시장이 단기 충격에 휩싸였다. S&P500 지수는 하루 만에 6.66% 급락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집계하는 MSCI 세계 지수도 5.13% 내렸다. 다만 이후 시장은 빠르게 반등했고, 열흘 뒤 S&P500 지수와 MSCI 세계 지수는 신용 등급 강등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채권시장에선 오히려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미국 국채로 투자자들이 몰려 미 국채 가격이 오르고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그해 8월 5일 2.58%에서 한 달 만인 9월 6일 1.98%까지 내렸다. 채권 금리는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2023년 8월 피치가 미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는 충격이 다소 완화된 모습이었다. S&P500 지수는 피치 발표 다음 날 1.38%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05%에서 이틀 뒤 4.20%까지 올랐다가 다시 4.05% 수준으로 안정됐다. 다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미국 은행권 불안이 겹치면서 국채 금리는 같은 해 10월 4.98%까지 상승하며 불안이 이어졌다.
이번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3대 신평사 중 가장 늦은 조치인 데다, 앞서 무디스가 2023년 11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강등을 예고한 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치는 역사적인 사건이고 언론의 주목을 받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장기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