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유로화 및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 지수는 0.7% 내리며 100.22까지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6% 오른 1.1232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9일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0.5% 하락한 144.98엔으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원화 등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달러화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한때 1400원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 폭을 키우며 뉴욕 시장 후반 1389원대에 거래됐다. 다만 다른 아시아 통화들은 중국의 실망스러운 소비 지표 발표 이후 약세를 보였다.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미국의 추가적인 감세안을 둘러싼 논쟁이 워싱턴 정가에 확산하면서 전방위적인 달러화 약세를 견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달러화 약세에 대해 "이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국채 매도세가 다소 진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법치주의에 대한 의구심, 늘어나는 재정 부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미국 이외 지역으로 투자 자산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 뉴욕의 브랜던 맥케나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불확실성에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까지 겹치면서 달러 자산에서 이탈하려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헤알화 등 중남미 통화들도 이날 일제히 약진했다. 헤알화는 가브리엘 갈리폴로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강력한 긴축 수준에서 더 오랜 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뒤 장 초반 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소화도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동반 상승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의 약진에 반해 신흥국 증시는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의 주가 하락이 신흥국 증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