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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040년까지 자국산 유조선 112척 확보에 100억 달러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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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2040년까지 자국산 유조선 112척 확보에 100억 달러 투입

에너지 안보 강화·국내 조선업 육성 목적... 국산 비중 현재 5%에서 2047년 69%로 늘릴 계획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한국 기업과도 협의 중
인도가 자국산 유조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먼 바다에서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가 자국산 유조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먼 바다에서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도가 에너지 안보 강화와 조선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다. 인도 정부는 2040년까지 자국 내에서 만든 유조선 112척 확보에 100억 달러(139000억 원)를 쓸 계획이라고 인도 뉴스 네트워크가 21(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계획은 인도 정부가 원유 수입 때 외국 선박 의존을 줄이고 장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인도는 2040년까지 총 112척의 원유 운반선을 확보할 계획이며, 1단계로 79척을 도입하고 이 중 30척은 중거리 유조선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10척 발주는 이르면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지금 수입 원유 운송을 외국 업체가 가진 전세 선박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인도 국영 석유회사가 운영 중인 대부분 선박도 오래됐거나 해외에서 들여온 것들이다.

뭄바이 항만 신탁의 전 회장인 라지브 잘로타는 "이런 조치는 특히 원유 운송 서비스에서 중국 선박에 크게 의존하는 현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세계 각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체 운송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이번 계획으로 국내 선단 내 자국산 유조선 비중을 지금 5%에서 2030년까지 7%, 인도가 선진국 목표를 세운 2047년까지는 69%로 높일 방침이다.

◇ 조선 산업 육성 위한 국제 협력 추진


인도의 조선 산업은 지금 세계 수준을 맞출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 인도에서 가장 큰 국내 건조 유조선인 MT 마하르시 파라슈람(Maharshi Parashuram)은 길이 238m, 재화중량 93000미터톤 크기로, 중국 민성 파이낸셜 리싱(Minsheng Financial Leasing)이 가진 초대형 유조선 오우쉬애녀(Oceania, 길이 380m, 441000미터톤 이상)보다 훨씬 작다.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인도 정부는 국제 조선소와 함께 일하기를 적극 추진한다. 한국의 HD현대중공업은 인도 코친조선소와 함께 케랄라주 고치에 새 공장을 세우는 논의를 하고 있다. 인도 당국은 일본 NYK Line, 한국 삼성중공업과도 사전 회담을 했다.

올해 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정부는 해양 부문 활성화를 위한 2500억 루피(4조 원) 규모의 기금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국내 조선 능력 강화와 외국 선박 의존 감소다.

인도의 이번 행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해양 전략을 다시 살피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인도는 자체 조선 역량 강화로 에너지 물류 안보를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 한국,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 조선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주체로 성장하려 한다.

한편 인도 해운부와 석유부는 이 계획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며, 언론정보국도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