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밈 코인 만찬' 직후 TRUMP 토큰 16% 폭락...시장 냉담한 반응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밈 코인 만찬' 직후 TRUMP 토큰 16% 폭락...시장 냉담한 반응

트럼프 대통령 주최 '밈 코인 갈라', 1.48억 달러 모금에도 참석자 불만 속출
중국계 암호화폐 거물 저스틴 선 참석 논란…미 의회, 암호화폐 부패 우려 확산
스테이블코인 법안 난항 예상 속, 트럼프 일가 암호화폐 사업 둘러싼 정치적 내분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날 연설을 하던 중 휴대전화가 울린 후 휴대전화를 다루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날 연설을 하던 중 휴대전화가 울린 후 휴대전화를 다루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버지니아 골프 클럽에서 개최한 '밈 코인 갈라' 만찬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 경제방송 CNBC' 23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초대장'이라는 홍보 문구와는 달리, 1억 4,800만 달러 상당의 밈 코인(TRUMP 토큰)을 구매해 참석한 220명의 구매자들은 형편없는 음식과 허술한 보안에 불만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만찬 직후 트럼프 밈 코인 가격은 16% 폭락하며 냉담한 시장 반응을 보여주었다.

"VIP 만찬 맞아?"…실망감 표출한 참석자들


CNBC에 따르면 이번 만찬에는 암호화폐 업계 유력 인사, 언스토퍼블 도메인(Unstoppable Domains)의 샌디 카터와 같은 기업 임원, 전 NBA 스타 라마 오덤 등이 참석했다. 특히 오덤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를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칭찬하며 자신의 토큰인 '$ODOM'을 홍보하기도 했다. 상위 25명의 토큰 구매자에게는 개인 리셉션과 가이드 투어가 제공됐으나, 일부 참석자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25세의 니콜라스 핀토는 "음식이 엉망이었다. 물이나 트럼프 와인 외에는 다른 음료는 없었고, 물도 단 한 번만 채워줬다"고 불평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총 23분간 현장에 머물며 220명의 게스트 중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고, 짧은 연설 후 헬리콥터를 타고 자리를 떴다고 핀토는 전했다. 보안 역시 허술했으며, 휴대전화 반입 제한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암호화폐 거물 저스틴 선


이번 만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인물은 중국 태생의 암호화폐 거물 저스틴 선이었다. 그는 $TRUMP 토큰을 2,200만 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기본 토큰에서 7,500만 달러를 추가로 보유한 $TRUMP의 최대 보유자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공익'을 이유로 기소가 중단된 그가 트럼프 만찬에 참석한 사실은 정치권과 규제 당국에 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선은 "트럼프 갈라 디너에 참석하게 되어 영광이었다"며 "우리 업계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신 대통령님께 감사드린다"고 SNS에 게시했다.

미 의회, 트럼프 일가 암호화폐 활동에 "부패" 우려


트럼프 밈 코인 만찬 소식이 전해지자 미 의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NBC 뉴스에 따르면, 만찬이 열린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정문 앞에는 약 100명의 시위대가 모여 '암호화폐 부패'와 '트럼프는 반역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제프 머클리 민주당 상원의원(오리건주)은 시위에 동참하며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주)와 함께 새로운 '암호화폐 부패 방지법(End Crypto Corruption Act)'을 지지했다.

공화당 소속인 프렌치 힐 하원의원(아칸소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가문이 밈 코인 분야에서 벌이는 활동 때문에 의회에서 제가 하는 일이 더 복잡해졌다"며 이번 갈라 행사를 "우리가 해야 할 좋은 일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미 의회에서 초당적인 지지를 받으며 협상이 진행 중이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GENIUS 법안'은 위기에 처했다. 조쉬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미주리주)이 최근 신용카드 연체료 상한을 정하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조항을 법안에 추가하면서 은행 동맹을 소외시키고 최종 승인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밈 코인 콘테스트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상원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고위 공무원이 재임 중 암호화폐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조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올봄 출시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계된 스테이블코인 'USD1'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법안 좌초 위기…미국 디지털 결제 경쟁력에 악영향 우려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을 둘러싼 정치적 내분이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완전히 좌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훨씬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 등 주요 은행들은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계 스테이블코인 '테더'와 경쟁하기 위해 통합 디지털 달러를 발행하기 위한 초기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계획은 법적 명확성에 달려 있어, GENIUS 법안이 좌초되면 미국은 디지털 결제 분야에서 세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사기업 사이에 선을 긋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캐롤라인 리빗 대변인은 참석자 투명성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개인 시간에 참석한 것이며, 백악관 만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행정부는 게스트 명단 공개를 거부했지만, 블록체인 데이터와 게스트 사진들이 이야기의 일부를 말해준다. 블룸버그 뉴스 분석에 따르면 상위 25개 지갑 중 6개를 제외한 모든 지갑이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상위 220개 지갑 중 절반 이상이 유사한 해외 플랫폼과 연결돼 있었다.

한편, 나스닥 상장사인 프레이트 테크놀로지스(Freight Technologies)는 SEC 제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큰에 200만 달러를 투자해 미-멕시코 무역 정책을 추진했다고 밝혔으나, 만찬 참석 명단에서는 250위를 기록하며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TRUMP 코인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3억 2,400만 달러 이상의 거래 수수료를 발생시켰으며, 프로젝트 웹사이트에 따르면 토큰 공급량의 약 80%는 트럼프 기구와 그 계열사가 관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병행 토큰인 WLFI는 두 차례의 토큰 판매를 통해 5억 5,000만 달러를 판매했다.

백악관, 스테이블코인 법안 낙관론 고수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백악관의 AI 겸 암호화폐 책임자인 데이비드 삭스는 스테이블코인 법안에 대한 양당의 상당한 지지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2,000억 달러가 넘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규제가 전혀 없는 것뿐이다. 만약 우리가 이에 대한 법적 명확성과 법적 틀을 제공한다면, 사실상 하룻밤 사이에, 아주 빠르게, 수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국채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삭스는 "이제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지만,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이 법안을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하는 충분한 안전장치가 없다는 민주당의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공개 서류에 따르면, 삭스는 백악관에 취임하기 전에 암호화폐 관련 지분 2억 달러를 매각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암호화폐 제국을 건설하는 데 주력해 왔다. 트럼프 가문은 미국 국채와 달러 예금에 의해 지원되는 스테이블코인 UDS1을 만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재정적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아부다비의 MGX 투자 펀드는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미화 1달러(USD1) 기준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는 바이낸스가 암호화폐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