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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 외국인 유학생 등록 중단 방침에 오리어리 “미국의 꿈에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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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 외국인 유학생 등록 중단 방침에 오리어리 “미국의 꿈에 역행”

미국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 사진=로이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등록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유명 투자자인 케빈 오리어리가 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27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 하버드대가 외국인 유학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도록 제재하는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명문대학의 자율성과 운영 전반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으로, 하버드는 물론 고등교육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평가다.

하버드는 지난해부터 행정부의 잇단 개입에 반기를 들어왔다. 특히 지난달 14일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거버넌스 구조 개편 △교원 채용 방식 수정 △입학 기준 변경 △연구방향 조정 등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면서 양측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하버드는 정부 요구를 “헌법이 보장한 학문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강의 중인 오리어리는 지난 2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미국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에서 창업하고 싶은 열정을 갖고 있다”며 “나는 이들에게 투자하고 싶고 이미 두 명에게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며, 미국의 꿈을 위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는 현재 약 2만6000여명의 전체 재학생 중 외국인 유학생이 7000여 명에 달해 전체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유학생 등록이 중단될 경우 상당한 재정적 타격은 물론, 학문의 국제성에도 치명적인 손실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버드가 “미국적 가치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최근 캠퍼스에서 벌어진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오리어리는 “학생들이 정치적 극단주의자가 아니라 창조적인 인재들”이라며 “내가 가을 학기에 다시 강의하러 갈 때, 나는 세계 최고 인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보스턴 연방지방법원 앨리슨 버로스 판사는 일단 집행정지 명령을 내려 유학생의 즉각적인 등록 취소는 막은 상태다. 그러나 법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버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덴마크 출신 마르크 흐비트케르는 “정부가 지금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며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에 놓였다”고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버드와 트럼프 행정부 간 충돌은 단순한 등록 문제를 넘어, 미국 고등교육의 정체성과 자율성을 둘러싼 본질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찰스 쿡 미국 이민법 전문 변호사이자 에모리대 교수는 “이건 단순히 하버드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모든 고등교육기관에 보내는 경고”라며 “정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리 볼린저 전 컬럼비아대 총장도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하버드가 물러서지 않는 것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 대학은 학문 자유와 미국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앨런 가버 하버드 총장 직무대행은 “법적 대응을 지속하면서도 학생과 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