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 개발 주도권 두고 서방 압박
북극 광물 보고 그린란드, 투자 지연 땐 중국 등 다른 투자처 검토 시사
북극 광물 보고 그린란드, 투자 지연 땐 중국 등 다른 투자처 검토 시사

나야 나타닐센 그린란드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산업을 키우고 여러 분야로 넓히려면 바깥에서 들어오는 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과 손잡고 싶지만, 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다른 쪽을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외부 투자 꼭 필요...중국 투자 미미하지만, 서방 움직임 없으면 선택지 될 수도"
나타닐센 장관은 "유럽과 미국이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나라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그린란드에 들어온 중국 광산 회사는 두 곳뿐이고, 둘 다 사업이 거의 없는 데다 소액만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눈치를 보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는 금, 구리, 희토류 같은 전략광물이 풍부하지만, 북극의 험한 환경과 부족한 기반시설, 높은 개발비로 인해 바깥 투자와 기술이 꼭 필요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그린란드에 미국 경제와 안보에 중요한 50개 광물 가운데 39개가 묻혀 있다고 분석했다. 희토류는 전 세계 매장량의 4분의 1까지 있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 트럼프 행정부 병합 위협에 강한 반감..."미국인 되고 싶지 않다"
나타닐센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 맺은 미국과의 광물개발 양해각서가 곧 끝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광물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랐지만, 우리가 원한 것보다 더 많은 요구만 받았다. 우리는 미국인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삼겠다고 여러 차례 말한 데 대해 "무례하고 불쾌하다"고 했다. 그린란드 주민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의 이런 태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그린란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며, "생각이 비슷한 동맹국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타닐센 장관은 "새로운 세계 질서가 어떻게 바뀔지 알아보려 애쓰고 있다"며, "중국 투자도 문제지만, 미국 투자도 마찬가지다. 미국 투자의 진짜 뜻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광물 개발 본격화...유럽 기업 주도, 미국·중국은 소극적
그린란드는 최근 덴마크와 프랑스 회사가 유리섬유에 쓰이는 사장석(아노르토사이트) 채굴 허가를 처음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1억 5000만 유로(약 2338억 원) 규모로, 내년에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금 그린란드에서 실제로 금을 캐는 광산과 사장석 광산은 두 곳뿐이고, 허가만 받고 아직 생산을 못 한 곳도 두 곳 있다. 이번 새 사업에는 그린란드 국가 연금기금, 덴마크 은행, 프랑스 광산 회사가 돈을 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뉴욕과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오가는 직항 노선을 열면서 관광과 광업 분야에서 서방과의 협력이 조금씩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린란드 정부가 미국과 유럽에 더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하면서, 중국 등 다른 투자처를 선택지로 내세워 서방의 관심을 끌려는 뜻이 담겼다고 본다. 실제로 중국의 투자는 아직 미미하지만, 그린란드가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주요 나라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