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이 매체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이익을 지키는 것이 나의 책무”라며 “미국과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되며 두 사람 모두 생명을 위협받는 공격을 받은 이력이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그는지난해 1월 부산 방문 중 지지자로 위장한 인물에게 목을 찔리는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귀 옆을 스친 총탄을 맞았고 나는 경동맥 옆을 찔렸다”며 “비교하자면 나의 상처가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헬기로 이송돼 두 시간에 걸친 응급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데 반발해 국회에 진입하려다 철조망을 넘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후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와 헌법재판소 인용으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다. 이 후보는 이를 계기로 도덕적 우위를 점했지만 동시에 자신 역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타임은 “6월 3일 치러지는 대선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보수표 분열 속에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당선 가능성은 95%”라고 예상했다.
이 후보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경제 회복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대통령 임기마다 성장률이 1%포인트씩 줄어드는 현실에서 지난해 2% 성장도 머지않아 사라질 수 있다”며 “청년들이 희망을 잃고 있다. 근본 해결책은 다시 성장을 회복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극심한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 문제 역시 시급한 과제라고 이 전 대표는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산 수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347억4000만달러(약 47조5700억원)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했는데 이는 전체 자동차 수출의 49%에 달한다. 이 전 대표는 “세계 최대 경제권과의 교역 협상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북한과의 긴장도 여전하다. 북한은 지난해 미사일을 47차례 시험 발사했고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북한과 한국은 ‘공포의 균형’ 상태에 있다”며 “남한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일본 등 주변국도 핵무장을 할 것이고 이는 미국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재개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한국이 소외되는 ‘하노이 회담’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정부가 경제 협력 등 실질적 사안에서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거에 매달려서는 안 되지만 일본이 여전히 역사 부정을 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아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평등 문제에 대해선 “여성의 권익 향상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면서도 “남성 역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균형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헌법 개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현행 5년 단임제는 취임과 동시에 레임덕이 시작되는 구조”라며 “대통령 임기 연장을 포함한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직 대통령이 개헌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한 조항에 따라 본인이 개헌의 수혜자가 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타임은 이 전 대표가 “평생의 역경을 이겨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난한 농가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나 학력 없이 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를 입고 장애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노동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가 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