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암호화폐 감시 감독 시스템 개편 "강제집행 규제 철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규제를 소송이 아닌 ‘의견 수렴 기반의 공식 규칙 제정’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EC는 또 가상화폐 고소 ·고발 원칙적으로 전면 철폐하기도 햇다. SEC의 규제완화 소식에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등이 환호하고 있다.
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상원 세출위원회 금융서비스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앞으로의 암호화폐 정책은 기존처럼 소송을 통한 규제 집행이 아닌 ‘의견 수렴(notice and comment) 절차’를 기반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SEC가 기존 권한을 활용해 시장 참여자에게 적합한 기준을 설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앳킨스 위원장은 이전 SEC가 법정 공방과 합의를 통해 정책을 결정했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명확한 법적 기준과 절차를 기반으로 규제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자신의 임기 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C는 발행, 보관, 거래 등 암호화폐의 전반적인 영역에 대해 명확한 규칙을 마련할 방침이다. 앳킨스는 이를 통해 사기나 시장 조작을 방지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투자자가 불법 사기를 구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2018년부터 핀테크 분야를 담당해온 SEC 산하 전략혁신허브(FinHub)의 해체 계획도 언급됐다. 앳킨스는 혁신은 특정 부서가 아닌 SEC 전체의 문화로 통합돼야 한다며, 이를 의회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SEC는 현재 스테이킹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공개하고 있으며, 일부 기존 집행 조치도 철회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 대한 소송을 전격 철회한 가운데, SEC 위원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가 이 결정의 배경과 향후 규제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이번 조치가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면죄부’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피어스 위원은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기존 법률 체계와 암호화폐 산업 간의 관계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라며, 소송 철회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먼저 확립하려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SEC는 지난 2023년 6월,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을 유용하고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부풀렸으며, 미국 투자자들에게 등록되지 않은 해외 플랫폼을 이용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피어스는 “당시 우리는 명확한 규칙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건을 다뤘다”며, 앞으로는 사실과 상황에 기반한 규제 해석을 바탕으로 규칙을 제정하고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 과정을 통해 SEC가 암호화폐 산업에 실질적인 명확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EC와 CFTC 등 미국 뉴욕증시의 감독 기구들이 암호화폐 감시 감독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강제집행 규제"를 철폐한다. 이 같은 규제 완화소식에 비트코인 리플 솔라나 이더리움 그리고 도지코인 카르다노 등 가상 암호화폐들이 환호하고 있다. 앳킨스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SEC 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로, 암호화폐 산업 내에서는 ‘친 크립토’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2017년부터 민간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규범을 수립해왔으며, 현재 미국의 자본 시장은 과도한 정치화와 복잡한 규제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앳킨스는 “불명확하고 정치적으로 오염된 규제로 인해 자본 형성이 위축되고 있다”며 “SEC가 일반 투자자 보호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1분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된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5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2일 공개한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1분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USDT, USDC, USDS 등 3종의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총 56조9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테더로 불리는 USDT가 83.1%(47조3311억원) 차지해 가장 거래량이 많았다. USDC가 16.9%(9조6186억원)로 2위였다. USDS는 0.01%(41억원)였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와 일대일 비율로 가치가 고정된 가상자산이다. 한은이 파악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