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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 여파로 4월 무역적자 46%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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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 여파로 4월 무역적자 46% 급감

중국 상품 수입 18% 급락...베트남·대만만 소폭 증가
OECD, 미국 GDP 성장률 전망 2.2%→1.6%로 하향 조정
5월 13일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 선박과 선적 컨테이너 위로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5월 13일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 선박과 선적 컨테이너 위로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관세 정책으로 아시아로부터의 상품 흐름이 중단되면서 미국의 4월 세계 무역적자가 46% 감소한 874억 달러를 기록했다. 거의 모든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수입이 급감하면서 무역 불균형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발표에 따르면, 4월 무역적자는 대만과 베트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에서 축소됐다. 베트남 상품 수입은 6억 달러 증가한 157억 달러를, 대만 수입은 14억 달러 증가한 146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큰 폭인 197억 달러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해 최대 49%에 달하는 무거운 '상호적' 관세를 발표했고,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공장 주문과 상품 인바운드 선적을 중단했다. 며칠 후 트럼프가 90일간의 일시 중지를 발표하자 기업들은 방향을 바꿔 주문을 서두르게 됐지만, 대부분 제품에 대해 10%의 기본 관세는 유지됐다.

이런 채찍질 무역 정책은 큰 불확실성을 야기해 기업들이 구매 주문을 결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컨설팅 회사 GEP의 공급망 변동성 지수에 따르면 북미 공장들은 상품을 비축한 후 원자재 구매를 줄임으로써 관세에 대응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인상함에 따라 4월 중국으로부터의 상품 수입이 18% 급감한 283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미·중 무역이 크게 둔화됐다. 중국은 미국 상품에 대해 1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수출통제 등 기타 무역 제한으로 보복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은 5월 초 보복 무역협상을 중단하고 90일 동안 관세를 30%로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기업들은 수입을 재개했지만, 부과금으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국 상품의 다른 수출 시장을 찾아 4월에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침 리 선임 중국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은 감소했지만, 그 영향은 무역 전환으로 완화됐다"며 "5월에는 이러한 추세가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모든 무역 상대국의 소비재 수입은 4월에 332억 달러 감소했는데, 이는 전월 수입 의약품의 급증에 따른 것이다. 수입 휴대전화의 가치는 28.6% 하락한 87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제조업 생산은 5월에 수입 관세가 이 부문에 걸림돌이 되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주문량은 수입 지수와 함께 급격히 감소해 트럼프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 속에서 무역 둔화를 시사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매튜 마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부문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으며, 특히 프론트 로딩으로 인한 초기 수요 급증이 이제 지나갔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은 높은 투입 비용, 공급 차질, 그리고 새로운 주문을 주저하는 국내외 고객들과 씨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일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6%로 대폭 낮췄다. 파리에 본사를 둔 이 연구 그룹은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3.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무역적자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