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취약한 고용시장 혼란시킬 수 있어"...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UBS 조사 "73%가 효율성 개선 목표로 AI 채택"...15%는 인력 감축
UBS 조사 "73%가 효율성 개선 목표로 AI 채택"...15%는 인력 감축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달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AI의 광범위한 채택이 이미 취약한 고용 시장을 혼란에 빠뜨림으로써 "중국의 만연한 디플레이션 압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중국에서는 경제가 높은 청년 실업률 문제와 디플레이션이라는 약한 시작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AI로 인한 노동 시장 혼란이 잠재적으로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주니어 수준의 인지 작업"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어 고용 감소가 "더 심각한 임금 상승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현재 장기간의 디플레이션 위험과 씨름하고 있다. 공장도 가격을 측정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30개월 연속 하락하며 2.7%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정상화에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고용 시장도 부진한 상태로, 도시 청년 실업률은 15%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의 딩 솽 수석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AI가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 원동력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부 산업의 생산 과잉과 내수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딩 이코노미스트는 "디플레이션 압력에 맞서기 위해 중국은 과잉 투자와 과도한 경쟁을 억제해야 하지만, AI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AI 개발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AI가 지난해 중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5%인 6조7000억 위안(약 9310억 달러)의 노동 등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에 근거한 것으로, 신흥 시장 경제 일자리의 40%가 AI에 노출되어 있으며 16%는 AI로 보완되고 24%는 완전히 대체된다는 분석이다.
단기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AI의 광범위한 사용이 중국의 생산성을 높이고 "중기적으로 노동 연령 고용 풀 감소로 인한 구조적 역풍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중국 출산은 900만 건으로 194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인구는 200만 명 이상 감소한 14억 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정책적 대응 방안으로는 실업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 강화, AI 지향 교육 지원 확대, 기술 영향을 덜 받는 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 장려 등이 제시됐다.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장 즈웨이 사장은 "AI는 일부 일자리를 없앨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디플레이션 압력의 이면에는 많은 요인이 있으며, AI 개발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며 "취약한 부동산 시장과 내수 부족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UBS가 지난달 말 중국 고위 임원 4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가 효율성과 제품 품질 개선을 주요 목표로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는 AI 사용으로 인력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답했고, 22%는 새로운 일자리를 추가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6%는 AI로 인한 효율성 향상으로 급여가 인상됐다고 답했고, 18%는 AI로 인해 일부 직원의 임금이 삭감됐다고 답했다.
UBS 글로벌 리서치의 장닝 중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는 현 단계에서의 AI 채택이 중국의 노동 시장과 가계 소득에 큰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I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의는 단기적 위험과 장기적 기회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핵심으로 보인다. 정책 당국은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노동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