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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LA 이민 단속 시위에 주방위군 투입…“법과 질서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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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LA 이민 단속 시위에 주방위군 투입…“법과 질서 지킬 것”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보일하이츠 지역에서 열린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보일하이츠 지역에서 열린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이은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주방위군을 투입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고 BBC가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6일 시작된 LA 지역 시위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이후 격화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폭력적인 폭도들의 연방 요원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 탑승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를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면 다른 도시에도 병력을 보낼 것”이라며 “법과 질서를 매우 강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나라와 시민들에게 위협을 느낀다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폭력적이고 반란적인 무리들이 연방 요원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국토안보부 크리스티 노엄 장관과 국방부 피트 헤그세스 장관, 법무부 팸 본디 장관에게 이같은 ‘이민자 폭동’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같은 날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LA 카운티에서 주방위군을 철수시키고 나에게 다시 지휘권을 반환하라고 공식 요청했다”며 “트럼프가 개입하기 전까지 문제는 없었다. 이는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시위는 LA 도심의 101번 고속도로를 점거하면서 교통이 마비되는 등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개입했다고 밝혔고 현장에서는 최루탄과 고무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앞서 ICE가 지난 7일 파라마운트 지역의 대형 유통업체 인근에서 이민 단속을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를 두고 주민과 이민자 권리 지지자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했으며 “우리가 이곳의 시민이고 당신들이 외부인이다”라고 외치는 시민들도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민주당 소속 나네트 바라간 하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폭력적인 사람은 체포돼야 마땅하지만 이번 시위는 평화적인 집회가 중심”이라며 “대통령은 단지 그 장면들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군을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CBS 인터뷰에서 “주방위군은 폭력 진압이 아니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파견됐다”며 “주민들이 안전하게 시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배치된 일부 주방위군 병력은 자신들이 어디로 파견되는지, 정확히 무슨 임무를 수행할지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현재 연방 정부는 상황 악화를 대비해 수백 명의 해병대 병력에게 대기 명령을 내린 상태이며 ICE는 지난 6일 있었던 시위에서 LA 경찰이 늦게 대응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A 경찰은 “55분 만에 대응을 시작했으며, 교통 혼잡과 시위대, 그리고 연방 요원의 최루탄 사용으로 인해 진입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