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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각 재산 합계 수십억 달러... MAGA 블루 칼라층은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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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각 재산 합계 수십억 달러... MAGA 블루 칼라층은 '빈손'

부자 기부자·내부자들 '황금알' vs 노동계층 실질 혜택 '제자리'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했지만, 현재 그의 정책은 이 지지층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을 구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근로자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했지만, 현재 그의 정책은 이 지지층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을 구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약 5개월, 그의 핵심 지지층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위한 공약 이행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유한 기부자와 측근들에게는 실질 이익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8(현지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돈벌이는 억만장자 기부자들과 대통령 가족, 그리고 행정부 내부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부동산으로 돈벌이 '잭팟'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재산 늘리기는 여러 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버지니아 골프클럽에서 열린 독점 저녁식사에는 트럼프의 밈 코인 최대 보유자들이 참석했으며, 일부는 수백만 달러를 내고 접근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초청자 명단 공개를 거부했으나, 바이든 행정부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소된 중국 억만장자를 포함한 부유한 외국인들이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들은 수억 달러 규모의 가족 암호화폐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Trump Media)는 비트코인 사들이기를 위해 25억 달러(33900억 원) 조달에 나섰다. 이와 함께 해외 부동산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은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내각으로 평가받는다. 고액 기부자들로 이뤄진 내각 구성원들의 재산을 합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가장 큰 기부를 한 기업과 개인들이 나중에 각종 조사 면제, 미국 시장 접근권, 행정부 내 주요 자리 등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범죄자들과 부유한 세금 사기꾼들에게 사면이나 관용을 베풀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로비스트를 고용하거나, 대통령에게 기부하거나, 그를 대신해 돈을 모은 사람들이었다.

노동계층 공약은 '기다려 달라'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위한 구체 혜택은 아직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백악관 쪽은 물가 오름세 둔화, 국경 통제 강화, 관세를 통한 제조업 본국 이전 등을 들어 핵심 공약 이행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상원이 근면한 미국인들의 영구 저축을 뜻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성문화하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빨리 통과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악시오스의 벤 버코위츠 사업 편집장은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겪고 있으며 이런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소비자에게 바로 넘기고 있다는 징후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들이 본국 이전에 대해 고무적인 발표를 했으나, 거의 모든 경우에서 실제 착공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첫 임기 감세 연장, 팁과 초과근무에 대한 세금 없애기, 신생아를 위한 1000달러의 '트럼프 계좌' 등 민중 영합 요소들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연구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가 이 법안 전체 가치의 70%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메디케이드 근로 요건과 기타 의료 서비스 줄이기 탓에 2034년까지 약 1100만 명이 보험에 들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백만 명이 식료품 구입 지원금(푸드 스탬프)을 강제로 박탈당할 수도 있다. 공화당 지지 지역의 공장 투자는 바이든 정부의 물가 감축법에 들어있던 친환경 에너지 세액 공제 축소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1기 보좌관 출신인 스티브 배넌은 지난 2월 자신의 팟캐스트 '워룸'에서 "메디케이드를 조심해야 한다""많은 MAGA(트럼프 지지자)가 메디케이드에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MAGA 운동 내 한 전략가는 악시오스에 "중요한 것은 세제 개혁의 눈에 띄는 혜택보다는 트럼프가 하겠다고 말한 것을 옹호하는 가치에 관한 것"이라며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