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각) 미국 NBC 뉴스는 국방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약 700명의 미국 해병대가 LA에 임시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을 지원해 연방 인력과 재산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NBC는 이번 해병대 투입이 추가 주방위군 병력이 도착할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 조치라고 보도했다.
현역 해병대의 LA 투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 사태에 대해 강경 대응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LA 내 연방 이민 단속을 방해했다며 그를 체포하는 데 동의하겠다고 발언했다.
트럼프의 발언 직후, 뉴섬 주지사와 롭 본타 주 법무장관은 주방위군 배치가 부당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는 또한 앞서 LA에 해병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밝힌 헤그세스 장관의 위협을 “광기 어린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 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뉴섬 주지사의 동의나 협의 없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연방화한 것은 미국 헌법과 연방 법률에 명백히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1965년 이후 주지사의 요청 없이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동원한 첫 사례다.
미국 법은 일반적으로 현역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국내 치안 유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미 북부사령부가 주방위군의 지휘를 넘겨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최소 2000명의 병력을 LA 지역에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
뉴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트럼프가 갈등을 부추기고, 불법적으로 주방위군을 연방화했다”면서 “그가 서명한 명령은 캘리포니아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그는 이제 어떤 주에도 같은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를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지방정부가 압도당하고 있어 주방위군을 캘리포니아에 배치했다"고 밝히며 "필요하다면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해병대 투입에 대한 질문에는 "그들이 LA로 향하고 있다는 건 몰랐다. 상황을 지켜보자. 우리는 아주 잘 통제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