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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적 폭력, 240년 기록...50년마다 반복된 위기, 최근 다시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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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적 폭력, 240년 기록...50년마다 반복된 위기, 최근 다시 치솟아

경제적 불평등·엘리트 과잉·국가 역량 약화, '구조적 불안'이 빚는 주기적 사회 격동
피터 터친 교수, 2012년 평화연구학회지 논문서 '불안정 예측'...뉴스위크 인터뷰서 "혁명적 상황" 경고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7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동원됐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7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동원됐다. 사진=AP/연합뉴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이민자 단속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며 사회적 긴장이 극에 달했다. 20256월 초,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민자 단속에 나서자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시위는 빠르게 확산돼,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연방 정부는 주 방위군까지 동원해 사태를 진압하려 했다. 주지사와 시장은 연방 정부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주권 침해""긴장 고조"를 우려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구조적 불안과 정치적 폭력의 주기적 패턴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지난 240년 동안 정치적 폭력이 50년마다 되풀이된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그 수치가 다시 오르고 있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정치적 폭력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780년부터 2020년까지 폭동, 린칭, 테러 등 정치적 폭력 사건이 50년을 주기로 크게 늘었다. 독립전쟁(1776~1783) , 남북전쟁 무렵인 1870, 1차 세계대전 전후인 1920, 1970년대, 그리고 최근에 정치적 폭력이 급증했다.

이 자료는 피터 터친 미국 코네티컷대 명예교수의 연구 결과다. 터친 교수는 경제적 격차, 엘리트 집단의 경쟁, 국가의 힘 약화가 겹치면 사회 불안과 폭력이 되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2년 평화연구학회지(JPR) 논문에서 "사회 구조에 쌓인 긴장이 임계점에 이르면 폭력이 터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 논문에서 "미국 정치적 폭력이 50년 주기로 반복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20205월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말한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의 죽음은 전국적 시위로 이어졌고, 이는 1960년대 민권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폭력 사태로 기록됐다. 당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19명이 사망하고 14,000명이 체포되는 등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다.

터친 교수는 "플로이드 사건은 단순한 경찰 과잉 진압이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과 인종 차별이 축적된 결과"라며 "이런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70년경 다시 폭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4년간 극우 테러는 320% 급증했으며, 2023년 발생한 테러 사건의 49%가 극우 세력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가 폭력 선동에 이용되며, 과거보다 갈등이 빠르게 확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터친 교수는 9(현지시각)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실질 임금이 늘지 않고, 인공지능이 전문직에도 영향을 주며, 공공 재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사회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웨인주립대 유카 사볼라이넨 교수도 "사회가 줄 수 있는 자리보다 더 많은 엘리트 지망자가 생기면, 경쟁이 심해지고 좌절한 이들이 급진화한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고대 로마, 오스만 제국 등에서도 반복됐다.

터친 교수는 "2020년 이후 역사가 더 빨라졌다"고 했다. 코로나19, 조지 플로이드 사망,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 16일 의사당 난입 등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불안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터친 교수는 "부가 일부에 몰리고, 대중이 힘들어지고, 엘리트가 늘면서 갈등이 심해지는 흐름이 여전하다""이런 흐름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치적 폭력은 한두 번의 사건이 아니라, 돈 문제, 엘리트 과잉, 국가 힘 약화 등 구조적 원인에 뿌리를 둔 주기적 현상임이 자료와 전문가 분석으로 확인됐다. 앞으로도 사회적 격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