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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가데나 미군기지 탄약고 폭발...자위대원 4명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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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가데나 미군기지 탄약고 폭발...자위대원 4명 다쳐

2차대전 불발탄 처리 중 사고...미군 피해 없어, 동아시아 안보 우려 커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모습. 사진=로이터
동아시아 군사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오키나와 주요 미군기지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주목받고 있다. 외신 티에프아이글로벌뉴스는 지난 9(현지시각)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탄약고 폭발로 일본 자위대원 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발은 지난 9일 오전 1115분께 가데나 공군기지 안 탄약 저장고에서 일어났다. 당시 일본 육상자위대 대원들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남겨진 불발탄을 처리하는 일상 녹 제거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났다고 일본 관리들이 밝혔다.

다친 사람들은 모두 손가락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위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미군 쪽은 지금까지 미군 인원의 피해는 없었으며 사건이 창고 안에서만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 아시아 최대 미군기지서 안전사고 발생
가데나 공군기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 미국 공군 시설이자 미일 방위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일본에 있는 미군 시설 가운데 70%가 넘는 곳이 오키나와에 몰려 있지만, 오키나와는 일본 전체 면적의 1%가 안 되는 좁은 땅이다.

이번 사고는 우연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군 주둔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오키나와 주민들은 소음 공해와 안전 위험,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군기지에 대한 불만을 계속 제기해왔다.

이번 폭발 사고는 지역 방위 공약과 국내 정치 책임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티에프아이글로벌뉴스는 전했다.

◇ 역내 군사 긴장 고조 시점과 맞물려

이번 폭발 사고는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 긴장이 높아지는 시점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미국이 전진 배치한 군사 자산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실험에는 한국과 주일 미군 기지에 대한 전술 핵 공격 모의훈련이 포함돼 있어 역내 긴장을 높이고 있다. 또한 미국·일본·한국 사이 3자 동맹이 강화되면서 가데나 같은 기반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가데나와 같은 대규모 집중 기지에서 일어난 사건이 일본 국경을 넘어 광범위한 파급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내 적대국들이 작전 사고를 취약성의 징후나 미일 안보 협력의 한계를 시험할 기회로 해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군 기지가 아시아의 안보를 확보하기보다는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지역 내 선전활동으로 이번 사고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폭발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일본과 미국 당국은 투명성을 약속하고 있다고 티에프아이글로벌뉴스는 전했다. 이번 사건은 군수품 취급의 계속되는 위험성과 불안정한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전략 위험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