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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관세 압박에 동남아 수출 급증…베트남 18.8%·태국 20.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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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관세 압박에 동남아 수출 급증…베트남 18.8%·태국 20.9% 증가

올해 1~5월 동남아 주요국 대상 수출 두 자릿수 성장
환적 우려 속 현지 공장 투자 확대…"무역 다변화 가속화"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을 받은 중국이 동남아시아로 수출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을 받은 중국이 동남아시아로 수출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고율 관세 압박을 받은 중국이 동남아시아로 수출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5개월 동안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산업 중심지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두 자릿수 퍼센트 증가했다고 10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0일에 발표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2024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8% 증가했다. 태국으로의 수출은 20.9% 늘었고, 인도네시아는 중국으로부터 16.8% 더 많은 수출을 받았다. 이는 중국의 전 세계 수출 증가율 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부과한 수입 관세로 압박을 받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완제품을 현지 또는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에서 판매하기 위해 인근 동남아시아의 공장 현장으로 더 많이 선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인민대학교 금융학 교수 자오시쥔은 "수출은 조금씩 다변화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점점 더 중요한 무역 상대가 되고 있다"며 "경제와 투자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과 베트남은 특히 중국이 투자한 공장으로 유명한데, 이 공장들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재수출 품목을 생산한다. 일부 수출품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경유하여 환적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공장들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재수출품을 신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지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주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경제연구소 CEO 라지브 비스와스는 "중국의 제조업 수출은 전화 부품과 자동차 부품과 같이 인도네시아 제조업 부문의 투입물로 사용되는 중간재이고, 일부는 운송 장비 및 기계와 같은 완제품"이라며 혼합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수출업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첫 임기 중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시작한 후 인근 동남아시아로 투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이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중국에 대해 14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해 실효 관세율을 약 156%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지난 4월 미국 상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달 양측은 무역회담이 있을 때까지 최고 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할 것을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비해 수출 제조 규모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은 특히 환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싱가포르 ISEAS 선임 연구원 자얀트 메논은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통신 장비, 전자, 섬유, 철강 및 화학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자카르타 비나 누산타라 대학 국제관계학 강사 로세노 아지 아판디는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이후, 일부 중국 상품이 인도네시아와 같은 다른 나라를 통해 미국으로 환적을 위해 수출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국은 2025년 첫 4개월 동안 인도네시아의 대미 무역 흑자가 54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4월보다 10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발표했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은 7월 9일까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미국으로부터 두 자릿수 관세 인상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무역부는 지난 5월 "환적 물품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환적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수출을 위한 원산지 증명서 발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지난해 환적에 대한 자체 단속을 선언한 바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약 7억 명에 달하는 국내 시장도 중국에서 직접 구매하고 있다. 이 블록은 중국과 무관세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점점 더 부유해지는 소비자 시장을 가지고 있다.

자오 교수는 중국 수출업체들이 미국의 무역 장벽을 상쇄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을 수 있다며 "아세안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수출 다변화 전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제조업 기반이 발달해 있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및 수출 확대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