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전날 저녁 생중계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단속 시위에 군을 투입한 결정은 미국을 권위주의의 문턱으로 밀어 넣었다”고 비판했다.
뉴섬은 “캘리포니아가 처음일 뿐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은 다른 주가 될 것이고 민주주의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두려워하던 그 순간이 도래했다. 민주주의가 눈앞에서 공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통제권을 강제로 가져가면서 4000명의 주방위군과 700명의 해병대를 동원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LA 전역에 군사적 포위망을 펼치고 있다”며 “폭력 전과자만을 겨냥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식당 종업원, 정원사, 일용직 노동자, 재봉사들까지 체포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권위주의 국가의 지도자에 비유하며 “트럼프와 그 충성파들은 분열을 통해 권력을 더 많이 쥐고 통제를 더 강하게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연설 직전 뉴섬은 연방법원에 긴급 심리를 요청하며 연방정부의 군 투입을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심리는 12일로 예정돼 있다.
뉴섬 주지사는 “권위주의 정권은 방어 수단이 가장 약한 사람부터 공격한다. 하지만 절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갈림길에 선 민주주의(Democracy at a Crossroads)’라는 제목으로 일부 전국 방송망을 통해 송출된 이번 연설로 뉴섬 주지사의 정치적 입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오는 2028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잠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즉각 반발했다. 캘리포니아 주하원의 제임스 갤러거 공화당 원내대표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당신은 레스토랑을 닫고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우면서 자신은 프렌치 론드리(고급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즐긴 진짜 권위주의자”라고 뉴섬을 비난했다.
한편, 카렌 배스 LA 시장은 이날 시내 시위가 집중된 다운타운 지역에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의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현재까지 370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섬은 “폭력과 재산 파괴는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평화적 시위를 당부하는 한편, 오는 15일로 예정된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 퍼레이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과 겹친 점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 영웅들을 동원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게 만들고 있다. 실패한 독재자들이 해온 그 모습 그대로”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