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메타는 스케일AI의 지분 49%를 150억 달러(약 20조36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전체 기업가치를 약 300억 달러(40조7200억원)로 평가한 것으로 1년 전 마지막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의 두 배 수준이다.
스케일AI는 오픈AI,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학습 데이터와 관련된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는 불과 28세의 나이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신예 창업가로 꼽힌다.
이번 딜은 단순한 지분 인수가 아니라 ‘애퀴하이어(acquihire·기업 인수를 통한 인재 확보)’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기술 분석가 벤 톰슨은 “이번 거래는 ‘알렉산더 왕 한 사람을 위한 매우 비싼 애퀴하이어’”라고 평가했다.
애퀴하이어는 스타트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인재 확보를 목적으로 대형 기업에 인수되는 형태로 최근 몇 년간 미국 반독점 규제 강화로 드물게 이뤄졌지만 AI 분야에서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플렉션AI를 6억5000만 달러(약 8820억원)에 인수하며 무스타파 술레이만 창업자를 데려갔고, 구글도 캐릭터AI를 27억 달러(약 3조6600억원)에 인수하며 노암 샤지어 공동창업자를 영입한 바 있다.
메타의 이번 결정도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알렉산더 왕은 유명 연구자가 아니라 ‘기술적 이해를 갖춘 사업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지만 메타 내부에서는 그가 이끌고 있는 데이터 서비스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인포메이션은 “왕은 연구자라기보다는 회사를 키우는 데 뛰어난 경영자라는 내부 평가가 있다”고 보도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내 인사관리나 기술 연구보다는 대외 이미지 관리에 강점이 있다”는 업계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 몇 년간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인수하면서 수조원대의 대형 인재 확보에 나섰지만 인수 후 핵심 인력이 빠져나간 전례도 있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 마이크 크리거는 현재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서 최고제품책임자(CPO)로 활동 중이다.
그럼에도 이번 AI 경쟁 국면에서 메타처럼 ‘수십조원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드물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메타가 AI 인재 전쟁에서 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