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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서 침몰한 선박…한국 국적선 '메이플 하버호'가 23명 전원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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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서 침몰한 선박…한국 국적선 '메이플 하버호'가 23명 전원 구해

조난 신호 접수 3시간 만에 현장 도착…악천후 속 7시간 구조 작전
해수부· IMO "국제적 위상 높인 해상 연대의 모범 사례"
지난 11일 한국 벌크선 '메이플 하버호'가 인도양 해상에서 침몰 중인 중국 소유 화물선의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1일 한국 벌크선 '메이플 하버호'가 인도양 해상에서 침몰 중인 중국 소유 화물선의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지난 11일(현지시각), 몰디브 남쪽 약 500해리(약 926km) 떨어진 인도양 공해상에서 파나마 선적 벌크선 '룬푸 3호'가 침수 끝에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사고 선박은 화물창 한 곳에서 갑자기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으며, 선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침몰을 막을 수는 없었다. 현지 시간 오전 8시 15분, 선장은 배를 포기하고 퇴선 명령을 내렸다. 베트남 국적 21명과 미얀마 국적 2명 등 선원 23명은 미리 준비한 구명뗏목 2척에 나눠 타고 배를 탈출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사고 선박이 GMDSS(국제 해상 조난 및 안전 시스템)로 발신한 조난 신호를 인근을 지나던 우리 국적선이 받았다. 한강글로벌쉬핑 소속으로 씨 트랜스포트 마리타임(C Transport Maritime)이 운항하는 벌크선 '메이플 하버호'는 이날 오전 2시 45분경 조난 신호를 확인하고 즉시 구조에 나섰다. 싱가포르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던 메이플 하버호는 곧바로 항로를 바꿔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여 사고 해역으로 향했다.

◇ 악천후 뚫고 이어진 7시간의 사투


오전 5시 30분경 사고 현장에 도착한 메이플 하버호는 신속하게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현장은 파고가 2~3m에 이르렀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메이플 하버호는 선박 레이더와 위치 정보로 표류하던 구명뗏목을 빠르게 찾아냈다.

메이플 하버호는 안전거리를 두고 접근해 로프 사다리와 구명줄 등을 동원했다. 구조 작업은 약 7시간 동안 이어졌고, 오후 1시 20분 마침내 조난 선원 23명 모두를 갑판 위로 안전하게 끌어올렸다. 구조된 선원들은 일부 탈수와 저체온 증세를 보였으며, 메이플 하버호는 이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담요, 응급의약품을 제공했다.

◇ '바다 위 연대'… 국제사회도 찬사


현재 메이플 하버호는 구조한 선원들을 태우고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룬푸 3호의 선사와 각국 대사관, 국제해사기구(IMO)와 손잡고 선원들의 안전한 하선과 귀국 절차를 마련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13일, 이번 구조 작전을 "대한민국 해운의 국제적 위상과 해양 인도주의 실천을 보여준 모범 사례"라며 "해상 연대와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와 세계 해운업계 역시 메이플 하버호의 인도적인 활동을 높이 평가하며 바다 위 상호 연대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