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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스타그램 “Z세대 원한다”…Z세대는 인스타그램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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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스타그램 “Z세대 원한다”…Z세대는 인스타그램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인스타그램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스타그램 로고. 사진=로이터
메타 계열의 브랜드인 인스타그램이 자사 역사상 가장 비싼 브랜드 캠페인을 공개하며 Z세대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Z세대는 이 앱을 원래의 목적이었던 ‘사진 공유’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가수 로살리아,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등 유명 인물을 내세운 디지털 광고와 대형 옥외광고를 포함한 브랜드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핵심은 인스타그램을 ‘창의적인 청년들의 도약대’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메타 산하의 인스타그램은 15년 차를 맞아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젊은 세대에게 의미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밝혔다.
그러나 NYT는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사이에서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본래 기능이었던 ‘공개 사진 피드’는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Z세대는 친구와의 소통, 관심 인물 탐색, 소규모 창업, 요리 영상 시청 등 다양한 용도로 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사라지는 스토리(Stories) 기능이나 1대1 메시지(DM) 기능이 훨씬 더 자주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개된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유튜브와 틱톡에 이어 미국 10대 사이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올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약 절반의 10대가 틱톡을 ‘가장 좋아하는 플랫폼’이라고 답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21세 대학생 신 주트시는 “틱톡은 게시할 때 부담이 적다”며 “인스타그램은 뭔가 정돈된 이미지가 필요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지만 사진을 올리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버지니아주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소피아(15)는 “대부분의 친구가 게시물을 하나만 올려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모세리 대표는 “젊은 이용자들이 피드에는 거의 게시하지 않지만 스토리는 많이 올리고, 하루 메시지 전송량은 성인의 세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자들이 더 적은 부담으로 게시물을 프로필에만 추가할 수 있는 기능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는 ‘드래프트(Drafts)’ 프로그램도 함께 발표했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몇 년간 청소년 보호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청소년 계정’은 더 엄격한 프라이버시 설정과 보호 기능이 탑재돼 있다. 모세리 대표는 “이같은 기능들이 단기적으로는 이용자 증가와 활동을 소폭 저하시켰지만,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메타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내부고발자인 프란시스 하우겐은 지난 2021년 미 상원 청문회에서 “회사가 청소년의 몰입을 유도하면서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무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메타는 만 13세 이하를 위한 ‘인스타그램 키즈’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주의 법무장관이 메타를 상대로 “이용자 참여를 위해 청소년의 복지를 희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Z세대는 여전히 인스타그램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앱에 소비되는 시간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26세의 컨설턴트 사이먼 마이어스는 “거의 매일 인스타그램을 켜지만 피드에 마지막으로 게시한 건 2020년”이라며 “사생활을 많이 노출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밀워키에서 위탁판매 사업을 운영 중인 22세 잭키 아카라는 “친구들과 밈을 주고받는 계정과 사업 홍보용 계정을 따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밤에 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릴스를 보기 시작해 3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고 말했다.

18세 대학생 바이올렛 폴은 “코로나19 초기 ‘지금이 운동하고 날씬해지기 좋은 시기’라는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지난 3월 앱을 삭제했다. 하지만 여름 인턴십을 시작하면서 다시 계정을 교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NYT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인스타그램은 더 이상 Z세대를 열광시키는 앱은 아니지만 혼란스러운 소셜미디어 생태계에서 어쩔 수 없는 ‘기본값’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