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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핵 갈등 폭발...미사일 공격으로 1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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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핵 갈등 폭발...미사일 공격으로 10명 사망

이란 핵무기 9개분 우라늄 보유·네타냐후 "몇 달 내 핵폭탄" 경고
이란인들이 1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샤란 석유 저장소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다리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인들이 1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의 샤란 석유 저장소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다리 위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직접 군사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불안정했던 정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5(현지시간) "이란과의 교전이 네타냐후 정치 입지를 강화시키고 있지만, 이스라엘인들은 분쟁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한 공습 작전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이란은 탄도미사일로 반격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5일 오후 이스라엘 중부 도시 바트 얌에서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은 모든 이스라엘 시민들이 이해하는 실존 투쟁의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룻밤 사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10명이 사망한 주거용 건물에서 "우리는 승리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3일 밤 동안 세 번째 공격이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 고조는 네타냐후의 연정이 붕괴 직전에서 휘청거리는 것처럼 보인 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났다. 지난 12일 네타냐후는 초정통파 남성의 징집 신청을 둘러싼 열띤 논쟁이 다시 불거진 후 의회를 해산하고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극복했다.

◇ 이란 핵 프로그램 급진전으로 위기감 고조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감행한 배경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지난주 유엔 감시단은 이란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핵확산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채택한 결의안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최소 400kg(880파운드)의 고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 양은 여러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양이다.

이스라엘의 독자 평가는 더욱 심각하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폭탄 9개를 만들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우라늄을 무기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란이 이전에 그런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폭격을 시작한 바로 후인 지난 13일 아침 발표한 텔레비전 성명에서 이란이 핵폭탄을 보유하기까지 몇 달이 남았다고 경고했다.

몇 달 동안 이스라엘 안보 기관 전반에 걸쳐 네타냐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특히 테헤란은 이 지역의 꼭두각시들, 특히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후에도 여전히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루살렘 안보 및 외교 문제 센터의 댄 디커 소장은 최근 몇 주 동안 백악관 고위 참모들을 만나 이란이 핵 협상을 일부러 질질 끌고 핵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관점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조나단 린홀드 바르일란 대학 정치학과 학과장은 "네타냐후는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을 때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전술 승리뿐만 아니라 전략, 외교 승리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 분쟁 장기화 우려 속 정치 계산 복잡해져

이스라엘인들은 지난주 공격이 시작된 이래로 국기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지만, 네타냐후 개인을 중심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2023107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한 여파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2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강경한 태도로 가자지구 전쟁 관리를 둘러싼 네타냐후 정부에 맞선 대규모 거리 시위는 비상 보안 상황 때문에 일시 중단됐다.

분석가들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를 파괴하고 분쟁이 시작된 지 20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하마스에 억류되어 있는 인질들을 송환한다는 두 가지 주요 전쟁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충돌이 오래가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요하난 플레스너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 회장은 "많은 이스라엘인들은 현재 이란과 싸우기로 한 네타냐후 총리의 결정을 지지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은 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스라엘인들이 네타냐후가 미국과 제대로 협력했는지, 아니면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 어떤 균열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레스너 회장은 "우리는 동원 모드에 있고, 인구 밀집 지역을 겨냥한 수백 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백 명의 전투기 조종사들이 목숨을 걸고 있다"면서 "이는 지역, 국가 역사 궤적에서 잠재적으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획기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네타냐후의 정치 반대자들도 공개 메시지에서 공습을 칭찬하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4일 엑스(X)"이스라엘은 핵을 가진 이란으로부터 세계를 구하고 있다"고 올렸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야당 지도자도 지난 15일 엑스에 "이란의 살인 포격" 속에서 단결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 대표단과의 다음 핵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는데, 그 회담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훌륭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지난 15"이란과 이스라엘은 협상을 해야 하며,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