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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에어인디아 참사에 '반사이익'...파리 에어쇼 첫날 100억 달러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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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 에어인디아 참사에 '반사이익'...파리 에어쇼 첫날 100억 달러 계약

보잉, 787 여객기 추락으로 행사 대폭 축소...CEO 등 불참
16일 제55회 파리 에어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글로벌 항공기 임대업체 아비리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에어버스 A350F 화물기 및 A320네오 패밀리 항공기에 대한 확정 주문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제55회 파리 에어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글로벌 항공기 임대업체 아비리스의 최고경영자(CEO)가 에어버스 A350F 화물기 및 A320네오 패밀리 항공기에 대한 확정 주문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어버스가 세계 최대 항공우주산업 박람회인 파리 에어쇼 첫날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 달하는 항공기 수주 계약을 공개하며 날아올랐다.

반면, 경쟁사 보잉은 최근 발생한 에어 인디아 항공기 참사 이후 전시 활동을 대폭 축소하는 등 양대 항공기 제조사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리스사인 아비리스(AviLease)로부터 최대 77대의 화물기 및 여객기를 주문받았다.

리야드 항공(Riyadh Air)도 에어버스에 A350-1000 광폭동체 제트기 50대를 주문했다. 또한 폴란드의 LOT항공은 A220 여객기 40대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이날 발표로 전통적으로 수주 경쟁이 치열한 파리 에어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반면, 보잉은 파리 에어쇼를 불과 며칠 앞두고 지난주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 인디아의 787-8기종 여객기가 추락해 242명 중 단 한 명만 생존하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에어쇼에서 행사를 대폭 줄였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최고경영자(CEO)와 민항 부문 책임자인 스테파니 포프는 모두 행사 참석 계획을 취소했다.

현재 인도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조종실 음성 및 비행 데이터를 기록한 ‘블랙박스’ 분석을 진행 중이다.

에어버스는 에어 인디아 참사로 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전략적인 수주 성과를 올리며 에어쇼 초반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행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 우려와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도 심화하면서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항공기 리스회사 아비리스는 에어쇼 개막과 함께 에어버스 A321 항공기 30대(옵션 25대 포함), A350 화물기 10대(옵션 12대 포함)를 주문하며 이목을 끌었다. 아비리스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기간 중 보잉 737 맥스 항공기 30대 주문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사우디 국영 항공사인 리야드 항공은 에어버스 A350-1000 광폭동체 항공기 25대를 주문하고, 추가로 25대의 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폴란드 국영항공사 LOT는 A220 항공기 40대를 구입하고, 최대 84대까지 확대할 수 있는 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FT에 따르면 항공 컨설팅업체 시리움(Cirium)은 옵션을 제외한 에어버스의 이번 계약 총액을 약 1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시리움은 특히 리야드 항공의 A350 주문만 해도 46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리야드 항공의 토니 더글러스 CEO는 올해 첫 취항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수주로 회사의 항공기 주문 누적 규모가 총 182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런던 소재 애널리스트 사쉬 투사는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공급망 병목 현상에 시달리는 가운데, “만들 수 있는 항공기만 판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어버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생산 리드타임이 짧은 광폭동체 A350 항공기 위주로 수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320 계열 항공기는 베스트셀러임에도 불구하고 엔진 부족 등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파리 에어쇼에서 LOT 폴란드 항공이 주문한 A220 항공기는 특히 긍정적 신호로 평가됐다. 투사 애널리스트는 “에어버스가 해당 기종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판매가 필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