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로비 지출 전년比 8%↑, 트럼프 1기 대비 50% 급증… 中 기업도 15%↑
자동차·철강 업계 '최전선'… "관세 피하고 보조금 얻는 '협상 도구'로 로비 활용"
자동차·철강 업계 '최전선'… "관세 피하고 보조금 얻는 '협상 도구'로 로비 활용"

이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 역시 지출이 15% 증가하며 미국 기업(5% 증가), 한국 기업(7% 증가)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전체 로비 지출은 12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연간 로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4년 1분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 전자, 화학, 철강, 인터넷 및 통신 산업 분야의 일본 기업들은 1월부터 3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729만 달러를 지출하며 로비 활동을 강화했다.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로비스트를 고용하여 국회의원과 정부 관료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채택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동차, 탈탄소화, 기술과 같은 분야에서는 정책 방향에 따라 경쟁 환경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로비는 기업들에 중요한 전략적 도구가 된다.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닛산 자동차는 로비 지출을 90% 이상 늘렸고, 제너럴모터스(GM)는 지출이 70% 증가한 815만 달러로 자동차 제조업체 중 가장 많은 로비 비용을 지출했다.
철강 산업의 지출 확대는 일본의 일본제철이 주도했다. 일본제철은 183만 달러를 지출하여 1년 전보다 거의 7배 증가한 규모로, 최근 완료된 US스틸 인수와 관련하여 로비 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US스틸 인수를 놓고 경쟁했던 뉴코어(Nucor)와 같은 경쟁사 미국 철강업체들 또한 로비 지출을 늘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올스 컨설팅 그룹(Owls Consulting Group)의 케이스케 하뉴다 CEO는 "현재 로비 활동은 주요 법률 개정이나 규제 완화를 위한 것보다는, 미국 투자 증대에 대한 대가로 보조금을 받는 등 개별 거래에 대한 협상 도구로 활용되는 사례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닛케이가 지난해 12월 일본 CEO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하는 50개 기업 중 10%가 지출 증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며, 단 한 곳도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하지 않았다. 주요 전자 부품 제조업체와 주요 조선 회사 등 두 회사는 로비 활동을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6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시정하려 하면서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혜적' 관세에 대한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로비 활동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비 활동의 주요 이점 중 하나는 정부 관리들과의 정보 교환을 통해 경제 정책의 방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뉴다 CEO는 "일본의 화학 제품 및 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은 로비 활동에 너무 소극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막후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닛케이는 기업들의 지출 순위를 발표하는 미국 리서치 사이트 오픈시크릿(OpenSecrets)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업, 국적 및 산업별 로비 지출을 분석했으며, 국적이 불분명한 기업은 제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