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으면 노르웨이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했다는 SNS 글이 퍼지고 있다고 유럽매체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9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트루스 소셜과 엑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는 게시물에는 "내가 (이란 핵시설을) 날려버려 평화를 가져왔다. 노르웨이도 폭격하기 전에 노벨상을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인용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진, '평화의 폭탄을 투하하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지난달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과 휴전 압박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이 마무리된 점을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르웨이를 압박한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달 26일 '보로위츠 리포트'라는 이름의 풍자 매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발 기사 형식을 빌린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둘째날 노르웨이가 자신을 "몹시 불공정하게 대우한다"고 주장하며 "평화상을 넘기지 않으면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이 매체 홈페이지 소개란에는 미국 뉴햄프셔주에 사는 작가 겸 코미디언 앤디 보로위츠가 운영하는 패러디 뉴스레터라고 적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노벨상에 집착했다. 이란 핵시설 폭격을 저울질하던 지난달 20일에는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4∼5차례 받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뜻과는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로 꾸준히 언급됐다.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을 확률을 7일 현재 8%로 점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직후에는 12%대까지 뛰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보낸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나라, 한 지역에서 계속해서 평화를 구축하고 있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인도·파키스탄, 세르비아·코소보 분쟁 등을 중재했던 점 언급하며 노벨위원회가 진보주의자들에게만 평화상을 주고 있다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는 국제사회에서 의문이 많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공세를 묵인하고 현지 민간인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에게 살인, 박해를 저지르고 굶주림을 전쟁 도구로 삼은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수배된 상태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벌써 3번째다.
두 정상은 이날 가자지구 휴전 문제 등을 비롯한 중동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과 평화를 이룰 것이라면서도 "안보 주권은 항상 우리 손에 있다"며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독립국으로 인정해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과 관련해서도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가져야 하지만 이스라엘을 위협할 권한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200만 명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정책 추진으로 '인종 청소' 논란이 인 데 대해서는 "이주하고 싶지 않다면 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곳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들은 항상 '팔레스타인인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고 싶다'고 한다. 그런 말을 실현해줄 국가를 찾기 위해 미국과 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며 "몇 개 국가를 곧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가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의 중재로 카타르에서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을 위한 간접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자리에서 금주 내 휴전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핵 협상 재개 일정을 잡았다고도 밝혔다.
만찬에 배석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는 이란과 다음 협상 개최 여부에 대해 "매우 빠르게 할 것이다. 다음 주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최근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것을 언급하고서는 이란에 대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적절한 시기에 그런 제재를 해제해 그들에게 재건할 기회를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왜냐면 난 이란이 그들이 해오던 대로 돌아다니면서 '아메리카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외치는 대신 평화로운 방식으로 재건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더 보낼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무기를 좀 더 보낼 것이다. 우리는 그래야 한다. 그들(우크라이나)은 자신들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미군이 사용할 무기 비축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무기 일부의 선적을 중단했다.
이미지 확대헬로 아카이브 구매하기네타냐후 총리와 만찬 중인 트럼프 대통령
이날 한국을 비롯한 교역국에 보낸 상호관세 서한과 관련해서는 관세 부과 계획이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보낸 서한이 미국의 최종 제안이냐'는 질문에 "난 최종이라고 말하겠지만, 만약 그들(협상 상대국)이 다른 제안을 갖고 전화하고 만약 내가 그 제안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그렇게(변경)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