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특수로 13% 급성장, 삼성 3나노 수율난에 뒤처져

일렉트로닉스포유(electronicsforyou)가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파운드리 2.0'으로 불리는 전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올해 1분기 7229억 달러(약 985조 310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6425억 달러(약 875조 7200억 원)에서 13% 늘었다.
이번 성장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수요가 계속 늘면서 일어났다. 3나노, 4나노, 5나노 등 고급 공정 기술과 CoWoS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을 쓰는 곳도 빠르게 늘었다. 파운드리 2.0은 기존 제조 중심의 파운드리 1.0과 달리 순수 파운드리, 비메모리 통합소자제조업체(IDM), 아웃소싱 반도체 조립·테스트(OSAT) 업체, 포토마스크 제조업체 등 더 많은 업체가 함께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 순수 파운드리 약진...IDM 차지율 줄어
OSAT 업체들은 13%의 차지율을 유지하면서도 6.8%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AI 프로그램에서 고급 패키징 수요가 늘어난 덕을 봤다는 평가다. 포토마스크 및 관련 공급업체도 6%의 차지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3.2%의 성장을 보였다. 이는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사용이 늘고 칩렛 기반 설계가 복잡해지면서 첨단 노드 패터닝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 TSMC 홀로 앞서...삼성은 수율 문제 계속
업체별 성과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TSMC는 대규모 AI 칩 주문과 고급 노드에서 강한 위치 덕에 35%의 차지율로 시장을 이끌었다. 인텔은 18A 공정과 포베로스 플랫폼으로 완만한 힘을 얻었지만, 삼성파운드리는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에서 수율 문제가 계속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SAT 업체인 ASE, SPIL, 앰코테크놀로지는 TSMC의 패키징 물량 증가에 맞춰 생산능력을 늘렸다. 하지만 생산 제약과 수율 문제 때문에 처리량이 계속 제한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윌리엄 리 선임 분석가는 "AI 도입은 여전히 반도체 성장의 핵심"이라며 "TSMC와 패키징 업체들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시스템 수준의 공동 설계와 칩렛 최적화가 경쟁력의 다음 단계를 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운드리 2.0 모델이 퍼지면서 칩 설계, 제조, 패키징 전반에 걸친 조정이 꼭 필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