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서명해 공포한 이른바 ‘빅 뷰티풀 법(One Big Beautiful Bill)’은 대규모 감세와 복지 축소, 국경안보 예산 증액 등 주요 내용 외에도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휴스턴으로 이전
5일 CNN에 따르면 이 법안에는 크게 7가지의 이례적인 항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도TT다.
우선 버지니아주 소재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부속시설에서 전시 중이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로 옮겨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은 이 이전 작업을 위해 8500만달러(약 1174억원)를 배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존 코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텍사스 출신 공화당 인사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 민간우주 발사 수수료 신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비행 기업들은 향후 발사 및 재진입 시 수수료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향후 8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되며 2033년에는 파운드(약 0.4kg)당 1.50달러(약 2070원)까지 인상되고 발사당 최대 20만달러(약 2억7600만원)로 상한이 설정된다. 이는 연방항공청(FAA)의 민간우주국이 급격히 성장 중인 산업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 도박세 손실공제 축소
기존에는 도박으로 번 돈에서 손실액 전액을 공제할 수 있었지만 새 법안은 손실액의 90%까지만 공제를 허용한다. 예를 들어 10만 달러(약 13억8000만원)를 벌고 8만 달러(약 11억4000만원)를 잃었다면 실질 수익은 2만 달러(약 2760만원)이지만 2만8000달러(약 3864만원)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유명 포커 플레이어 필 갤폰드는 “이 조항은 미국에서 직업적 도박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일반 도박꾼에게도 큰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 케네디센터 리노베이션 예산 포함
워싱턴DC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케네디센터 개보수를 위해서도 2억5700만 달러(약 3547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화예술 관련 연방 보조금 폐지를 밀어붙이는 와중에도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 센터의 ‘레미제라블’ 개막공연에 참석한 바 있다.
◇ 소음기·단총 규제 완화
이번 법안은 총기 소음기와 단총에 대한 200달러(약 27만6000원)의 등록 수수료를 없애고, 등록과 소유 요건 자체를 폐지했다. 이 조항은 1934년 제정된 국가화기법(National Firearms Act)에서 관련 장비를 제외하면서 가능해졌다. 해당 법은 여전히 기관총, 폭발물 등에는 적용된다.
◇ 고래잡이 세금 공제 확대
앨래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 리사 머코스키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자신의 지역구에 이익이 되는 조항들을 끌어냈다. 그중 하나가 고래잡이 관련 비용 공제를 1만 달러(약 1380만원)에서 5만 달러(약 6900만원)로 늘린 것이다.
◇ 미국산 차량 구매자에 대출 이자 공제
2025년부터 2028년 사이 미국산 차량을 구매한 사람은 자동차 대출 이자에 대해 최대 1만 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대출 규모가 커야 최대 공제에 도달할 수 있어 실질적인 혜택은 일부에 국한될 수 있다. 한편,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도입됐던 최대 7500달러(약 1035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은 오는 9월 말 폐지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