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新법 시행으로 해외기업 이전 간소화, 매뉴라이프·AXA 등 이미 이전
버뮤다·케이맨 등 전통 조세피난처 매력 감소 틈타 기회 포착
버뮤다·케이맨 등 전통 조세피난처 매력 감소 틈타 기회 포착

지난 5월 홍콩이 제정한 새로운 법은 해외 기업들이 법적 정체성과 사업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홍콩으로 더 쉽게 법인을 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는 기업이 기존 법인을 폐쇄하고 모든 자산과 거래를 홍콩의 새로운 회사로 이전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법 시행 직후 프랑스 보험사 AXA의 지역 사업부가 첫날 홍콩으로 이전했고, 캐나다 보험사 매뉴라이프도 11월 홍콩 이전을 발표했다. 썬라이프 홍콩의 클레멘트 람 CEO도 "홍콩 정부 관리들과 재이주 제도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해왔다"며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이 기업 이전 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세법 변화가 있다. 최근 몇 년간 모든 관할구역에서 주요 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도록 의무화하는 글로벌 조세 제도가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연간 매출 7억 5000만 유로 이상 다국적 기업에 대해 버뮤다, 케이맨제도 등도 세금을 부과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조세피난처들의 재무 수익 공개 요구사항도 증가하면서 과거 이들 지역의 매력이었던 낮은 공개 요건도 홍콩과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후이 장관은 "역사적으로 기업들이 유리한 세금 및 규제 요인 때문에 전통적인 역외 관할권에 통합하기로 선택했지만, 이러한 이점은 오늘날 줄어들고 있다"며 "기업들이 홍콩의 법률 시스템과 단순한 세금 구조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기업들이 홍콩을 중국 본토로 가는 다리 역할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분석했다. 회계업계를 대표하는 에드먼드 웡 홍콩 의원은 "많은 중소기업도 회계사나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홍콩의 많은 전문직 종사자들로부터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5,126개의 해외 기업이 홍콩에 등록돼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11개는 AIA, AXA, 매뉴라이프, 썬라이프, FWD 등 버뮤다에 설립된 보험사들이다.
홍콩보험사연맹의 셀리나 라우 푸이링 CEO는 "이 법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홍콩으로 이전하는 보험회사들이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 홍콩에 대한 상당한 신뢰를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당국은 은행을 포함한 더 많은 금융기관들의 이전도 기대하고 있다. 홍콩의 175개 은행 중 123개가 홍콩 이외 지역에 설립돼 있어 잠재적 이전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
펀드 업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하다. 증권선물위원회는 2021년 해외 펀드의 홍콩 재배치 메커니즘을 도입했으며, 3월 말 현재 520개 오픈엔드 펀드 중 12개가 해외에서 홍콩으로 이전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