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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진핑·푸틴 브릭스 불참 틈타 글로벌 사우스 주도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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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시진핑·푸틴 브릭스 불참 틈타 글로벌 사우스 주도권 확대

모디 총리, 반서방 대신 공존 외교 추진…브라질과 연대 강화
중러 주도 상하이협력기구와 차별화…다자간 접근법 강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7월 6일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사진 촬영식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7월 6일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사진 촬영식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인도가 신흥 시장 그룹 내에서 주도권을 잡고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포착했다고 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정상회의 개막일인 지난 6일 연설에서 브릭스가 개발도상국을 대표하기 위해 형성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 자원 분배 또는 안보 관련 문제 등 남반구의 이익은 그다지 중요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라질 정상회담에 불참한 상황에서, 모디 총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 사진의 중심에 섰다. 3일간의 정상회담 기간 동안 모디 총리는 모든 브릭스 회원국 및 벨라루스와 태국 같은 파트너 국가의 대표들을 만날 계획이다.

국제 문제 싱크탱크 글로벌 인도 인사이트 센터의 매니시 찬드 설립자 겸 CEO는 "인도와 중국 사이에는 남반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숨겨진 경쟁이 있다"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사우스 쇼이며, 브릭스의 리더로서 인도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중국은 브릭스를 서방 국가들에 대한 균형추로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는 서방과의 경제 및 안보 협력에 개방적인 균형 잡힌 외교를 지지한다. 뉴델리는 브릭스가 반서방 체제로 전환되는 것에 반대하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부재를 이용해 브릭스를 서방과의 대립이 아닌 공존으로 이끌고자 한다.

정상회담에 앞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은 7월 1일 워싱턴에서 일본, 미국, 호주의 쿼드 회원국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인도가 미국과 공유하는 "매우 강력한 융합"을 표명했다. 앞서 모디 총리는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초대받기도 했다.

뉴델리는 외교적 기회를 선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당사국이지만, 모디 총리는 지난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6월 SCO 국방장관 회의에서 인도는 공동성명에 카슈미르 지역의 테러 공격에 대한 규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서명을 거부했다.

인도는 스스로를 남반구의 리더로 자처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종종 취하는 일방적인 입장과는 대조적으로, 뉴델리는 국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접근법을 지지한다. 브릭스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포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브라질은 인도의 의제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브릭스가 남반구를 하나로 모으는 최초의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의 의제에는 개발 협력, 스타트업 생태계 및 재생 에너지가 포함되어 있어 선진국의 전문성과 재정 자원을 필요로 하는 주제들로 구성되었다.

중국과 러시아 지도자들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IBSA 그룹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IBSA는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칭하며, 이들은 다민족 인구와 제대로 기능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뉴델리 소재 비베카난다 국제재단의 프레르나 간디는 "중국과 러시아가 서구의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한 대안적 세계 질서를 형성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IBSA는 본질적으로 개혁주의적이고 발전 지향적인 그룹이었다"고 평가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