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자신의 가계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전날 발표한 6월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뒤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치는 3%로, 5월의 3.2%보다 소폭 하락했다. 3년 및 5년 후에 대한 기대치는 각각 3%, 2.6%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뉴욕 연은은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전년 대비 자신의 재정 상태에 대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1년 뒤 본인의 가계 상황에 대해서도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며 신용 접근성 또한 한층 나아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소득과 임금 전망은 엇갈렸으나 고용에 대한 기대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인 물가 상승 기대는 안정적이었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기름값, 의료비, 대학 등록금, 임대료 등 주요 생계비 항목에 대해서는 향후 1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식료품 가격 상승에 대한 전망은 5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인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고율 관세 정책의 변화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전방위적으로 부과하며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지만 최근 들어 보다 강경한 관세 정책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은 다소 완화됐다.
이와 관련해 뉴욕 연은 외에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올해는 물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이같은 영향은 내년부터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는 방안을 내비쳤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오는 29~30일 열리는 7월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6월 17~18일 회의 이후 “연준의 책무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되도록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