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계획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69.87달러(약 9만643원)로 전 거래일보다 0.4% 올랐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 오른 68.04달러(약 9만444원)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6월 23일 이후 최고치를 이틀 연속 경신한 셈이다.
이같은 관세 조치가 세계 교역과 석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신중한 분위기다. 독일의 5월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미국 수요 둔화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8월 하루 산유량을 기존보다 54만8000배럴 늘리기로 지난 5일 결정했다. 이는 지난 3개월 동안의 월별 증산량인 41만1000배럴을 웃도는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리스타드에너지의 야니브 샤 애널리스트는 “OPEC+의 증산은 가격 하락 요인"이라면서 ”중간유류 부족과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등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HSBC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을 이후에는 이번 증산분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유가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브렌트유 가격이 가을에는 배럴당 65달러(약 9만35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미국석유협회(API)는 각각 9일과 10일(현지시각)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은 지난주에 약 260만배럴의 원유가 비축고에서 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최근 7주 중 6번째 재고 감소 사례이며 전년 동기의 340만배럴 감소 및 최근 5년 평균치인 190만배럴 증가와 비교해도 수급이 빠듯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OPEC+는 다음달 3일 열리는 회의에서 9월 산유량을 하루 55만배럴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로써 2023년부터 유지해온 하루 22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 조치가 모두 철회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