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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Z세대 "사무실 근무 괜찮지만 정치 얘기는 그만"…테슬라·메타는 ‘비호감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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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Z세대 "사무실 근무 괜찮지만 정치 얘기는 그만"…테슬라·메타는 ‘비호감 기업’



미국의 18~34세 청년층이 밝힌 브랜드 인식도. 사진=제너레이션랩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18~34세 청년층이 밝힌 브랜드 인식도. 사진=제너레이션랩


미국의 18~34세 청년층은 원격근무보다 직장 내 경력 성장과 팀 문화를 더 중시하며 다수는 사무실 출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적 논쟁과 기업의 명확한 입장 표명에 피로감을 느끼는 경향도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이 매체가 청년층 여론조사기관 제너레이션랩에 의뢰해 최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2%는 현재 매일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라고 답했고 이를 포함해 주 3~4회 출근한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86%에 달했다. ‘이상적인 출근 횟수’에 대해서도 76%가 주 3일 이상 출근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일부터 5월 2일까지 미국 내 2년제·4년제·기술대학 재학생 및 최근 4년 이내 졸업생 약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통해 실시됐다.

응답자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급여’를 꼽았고, 두 번째로는 ‘경력 및 기술 개발 기회’(36%)와 ‘회사 및 팀 문화’(27%)가 뒤를 이었다. 반면 원격근무 가능성은 9%만이 2순위 요인으로 선택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을 보였다.

또 직장에 대한 충성도와 관련해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7%에 그쳤고, ‘회사의 성공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싶다’는 응답도 16%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부에서 성장하고 싶다’는 응답은 46%로 나타나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이직보다 잔류를 택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직무 외 업무에 대한 태도는 복합적이었다. 응답자의 32%는 “직무 외 일을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자신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답했지만 56%는 “억지로라도 하겠지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더 중시한다”고 답했다.

기업 이미지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테슬라(68%), 메타(64%), 아마존(61%) 등 빅테크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항공기 제작사 보잉(61%)보다도 높은 부정 평가를 받았으며 엑손모빌(51%)보다도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오픈AI(43%)와 팔란티어(49%) 등 최근 급부상한 기술 기업들도 부정적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제너레이션랩의 사이러스 베슐로스 최고경영자(CEO)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들 기업은 청년층이 가장 선호하던 기업이었다”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부정적인 인식을 막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테슬라는 제품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개입이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머스크가 기업의 사명에 집중한다면 이미지 개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유지를 강하게 지지했으며 15%는 ‘축소 또는 폐지’에 찬성했다. 그러나 사내 정치적 발언과 관련해서는 58%가 ‘정치 얘기는 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높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응답자의 72%는 ‘경기침체로 인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우려’ 또는 ‘어느 정도 우려’한다고 밝혔다.

제너레이션랩의 지라 스미스 연구책임자는 “청년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시기와 2007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랐기 때문에 경제 위기에 대한 체감이 크다”며 “일자리 부족, 물가 상승, 관세 뉴스 등이 현실에서 체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