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떨어지고 경제 흔들리자 기준금리도 1.4%로 내려
7월 네 번째 역레포 작업…경기부양 정책 강화
7월 네 번째 역레포 작업…경기부양 정책 강화

에포크 타임즈는 지난 14일(현지시각)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 시스템에 2260억 위안(약 315억 달러·약 43조4300억 원)의 유동성을 투입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온라인 성명을 통해 15일부터 7일 고정 금리 1.4%로 역환매조건부채권 작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1.5%에서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7일물 역레포 금리는 현재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역환매조건부채권 작업은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현금을 빌려주고 국채를 담보로 받은 뒤, 만기에 이자와 함께 자금을 회수하는 통화정책 도구다.
◇ 7월에만 네 번째 유동성 공급
중국 인민은행은 7월 들어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지속해왔다. 이달 2일 985억 위안(약 136억 달러·약 43조5700억 원), 3일 572억 위안(약 79억 달러·약 10조8900억 원), 9일 755억 위안(약 105억 달러·약 14조4700억 원) 등 세 차례의 역레포 작업을 수행한 데 이어 15일 작업까지 포함하면 이달만 네 번째가 된다.
이 같은 적극적 통화완화 정책은 중국이 물가하락 위험과 경제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5월 0.2%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 0.1% 떨어졌다. 생산자물가도 올해 들어 지난달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떨어져 예상보다 더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헤드라인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0.1%로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금융시장에 1000억 달러(약 137조9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바 있다. 시장 관찰자들은 이것이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가 보다 수용하는 쪽으로 변화를 이루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 뒤섞인 경제지표와 무역 갈등
그러나 일부 경제지표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성장해 예상치를 웃돌며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15일 발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문가 예상치 5.1%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도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 시장 예측치 5%를 웃돌았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7.6%, 일본으로의 수출이 6.6% 늘었으나 미국으로의 수출은 16% 이상 줄었다.
은행 대출도 견실한 모습이다. 중국 은행들은 지난달 2조2400억 위안(약 3120억 달러·약 430조2400억 원)의 신규 대출을 제공해 5월 6200억 위안(약 860억 달러·약 118조5900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중국 경제의 신용과 유동성을 측정하는 총 사회 자금 조달 규모도 4조2000억 위안(약 5850억 달러·약 806조5900억 원)으로 급증했다.
ING의 린 송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4일 메모에서 "앞으로 추가 통화완화는 민간 부문과 가계 신용 수요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더 광범위한 실적호전은 계속해서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 위기와 미국의 무역 적자를 둘러싼 우려로 중국에 대해 더 엄격한 태도를 취하면서 미중 무역 분쟁이 중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과의 합의를 발표했는데, 이 협정은 중국의 환적을 통한 관세 회피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필리핀, 태국, 라오스 등 다른 지역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에서 환적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말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분기별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대외 환경은 세계 경제 성장의 추진력 약화, 무역 장벽 상승, 주요 경제국 간의 경제 성과 차이 등으로 점점 더 복잡하고 심각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