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와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으나 인도네시아 정부는 “극심한 고투 끝에 성사된 합의”라고 공식 확인했다고 CNN은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인도네시아산 수입품에 대해 기존 32%에서 19%로 관세를 낮추고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모두 철폐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내고 이같은 합의를 인정했다. 하산 나스비 대통령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해 협상을 마무리했다”며 “경제조정부 장관이 이끄는 협상팀의 엄청난 노력의 결과”라고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양국이 무역관계를 상호 이익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데 합의하고 마무리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인도네시아는 고품질 구리로 유명하다. 우리가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은 그들 제품에 관세를 매기지만 그들은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는다. 이제 비대칭 구조를 미국에 유리하게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산 구리 수입액은 2000만달러(약 27억6600만원)에 그쳤다. 반면 칠레와 캐나다는 각각 60억달러(약 8조3000억원), 40억달러(약 5조5400억원) 규모로 미국에 구리를 수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도 유사한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추가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 32% 고율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한 뒤 이른바 ‘상호주의 관세’라는 이름으로 3개월간 10% 수준으로 유예한 바 있다. 이 유예 조치는 다음달 1일 종료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인도네시아와 훌륭한 합의를 했다. 매우 존경받는 대통령과 직접 협의했다. 세부 내용은 곧 공개될 것”이라고 트루스소셜에 썼다.
그는 지난 3개월간 베트남을 포함해 네 번째로 무역합의를 발표했다. 다만 이 가운데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추가로 공개한 사례는 드물어 실질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무역정책이 기업들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생산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라는 그의 주장과 달리, 공장 설립엔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은 인도네시아에서 280억달러(약 38조73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으며 주로 의류와 신발이 많았다. 반면 미국의 대(對)인도네시아 수출액은 100억달러(약 13조8300억원)로, 주로 곡물과 원유·가스가 포함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