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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출산율 역대 최저…“노년 출산 증가해도 인구 감소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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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출산율 역대 최저…“노년 출산 증가해도 인구 감소 못 막아”

유럽 각국의 출산율. 옅은 노란색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짙는 초록색일수록 높다. 사진=유로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각국의 출산율. 옅은 노란색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짙는 초록색일수록 높다. 사진=유로뉴스

유럽 다수 국가의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고령 아버지의 출산 참여가 증가한 일부 국가에서도 인구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로뉴스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의 최근 출산율 통계를 인용해 “현재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인구 유지를 위한 기준선인 여성 1인당 2.1명보다 한참 낮은 1.3~1.6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독일·오스트리아, 출산율 급락…“인구 증가, 이민 덕분”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해 독일의 출산율이 1.35명으로 199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방통계청은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았으며 이민만이 유일한 인구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의 인구는 이민자 유입 덕분에 0.1%(12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스트리아 역시 같은 해 1.32명으로 역대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오스트리아 통계청은 7만7238명의 신생아가 태어났으며 이는 전년보다 0.5% 줄어든 수치라고 밝혔다.

◇ 이탈리아, ‘인구 사막화’ 경고…출산율 1.18명까지 하락


이탈리아 통계청은 지난해 출산율이 1.1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구 1000명당 출생은 6명, 사망은 11명으로, 인구 자연감소가 뚜렷했다. 여기에다 해외로 떠난 이탈리아인은 15만6000명으로,돌아온 사람(5만3000명)의 3배에 달했다. 인구 감소는 주로 남부 내륙의 저소득 지역에서 집중됐다.

◇ 프랑스마저 1.62명…제1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비교적 높은 출산율을 유지해온 프랑스도 2024년에는 1.62명까지 떨어졌다. 프랑스 통계청은 “이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라며, 최근 15년간 출산율이 20% 가까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대수명은 여성 85.6세, 남성 80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고령 출산 증가한 영국·스페인…일시적 반등


영국과 웨일스는 예외적으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0.6% 증가했는데 60세 이상 남성의 출산 참여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국가통계청은 “60세 이상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수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전체 신생아의 40%는 외국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며 웨일스에서도 같은 비율은 20%에 달했다. 스페인도 2024년 신생아 수가 약 32만2034명으로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도 출산 여성의 평균 연령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최근 10년간 40세 이상 산모의 비율이 8.5% 증가했다.

◇ 핀란드, 1776년 이후 최저치…동유럽도 ‘출산 장려 정책’ 실패


핀란드는 2024년 출산율이 1.25명으로 177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핀란드 통계청에 따르면 해당 지역이 스웨덴의 영토였던 18세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스웨덴 역시 1.43명으로 자국 사상 최저치였다. 이로 인해 스웨덴 전체 290개 기초자치단체 중 169곳에서 인구가 감소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최근 몇 년간 출산 장려 정책을 대거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폴란드는 2024년 기준 출산율이 1.1명에 그쳤으며 이는 1990년(1.9명) 대비 절반 수준이다. 산모의 평균 연령도 35년 전 23세 미만에서 현재 29세로 높아졌다. 헝가리도 2024년 출산율이 1.38명으로 2014년 이후 가장 낮았으며 출생아 수는 7만7500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