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손해협 진입 순간부터 감시"...유럽 vs 중국 바다 신경전 격화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항공모함 FS 샤를 드골호가 필리핀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전략 수로인 루손 해협에 들어갈 때 중국 호위함이 감시했다. 샤를 드골호가 이끄는 프랑스 해군 타격단은 중국이 해군과 해안 경비대 함정을 아주 많이 배치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 항공모함과도 만났다.
프랑스는 유럽 항공모함 그룹 상호 운용성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순차 배치를 통해 인도태평양에서 꾸준히 존재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1년부터 중국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을 보낸 유럽 3개국 중 하나다.
◇ 5개월 임무 수행한 샤를 드골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핵추진 항공모함 FS 샤를 드골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보내 5개월간 임무를 수행했다. 인도태평양에서는 동맹국인 미국이 해군 지배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중국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샤를 드골호는 지난해 2월 중순 필리핀 동쪽 필리핀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USS 칼빈슨호와 일본 항공모함 JS 카가호와 합동 전쟁 게임을 했다. 훈련 후 프랑스 항공모함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23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 내 남중국해 해역에서 필리핀군과 또 다른 전쟁 게임에 참여한 후 마닐라 인근 수빅만에 들렀다.
샤를 드골호가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하는 동안 위성 사진에 따르면 중국이 운용 중인 두 척의 항공모함 중 하나인 CNS 산둥호가 중국 남부 하이난성의 모항에 정박하지 않아 남중국해에 나와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프랑스 장교는 샤를 드골호가 중국 인근에 나와 있는 동안 해군 타격단에 속한 선박 중 중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 해협을 통과한 함정은 한 척도 없었다고 밝혔다.
◇ 중국 "나토 동진 확장 반대"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변 국가의 영유권과 겹치는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동아시아 강대국인 중국군은 필리핀과 같은 지역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작전을 하는 서방 군대를 자주 따라다녔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 장샤오강 중령은 지난 6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나토가 중국의 위협을 핑계로 '아시아태평양으로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하며, 나토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방향을 바꿔 세계 안보와 안정에 더 많이 이바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나토가 북대서양 조약이 정의한 지정학적 범위를 넘어서고 "유라시아 안보 연결성"이라고 부르는 것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주둔을 유지하기 위한 구실로 쓴다고 비난했다.
홍콩 침례대학교 정부 및 국제학과 크시슈토프 슬리윈스키 부교수는 "유럽 항공모함들은 특히 남중국해와 같은 분쟁 지역에서 국제 수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은 중국의 광범위한 해양 영유권 주장에 맞서고 미국과 유럽 모두에게 중요한 필수 세계 무역로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뉴스위크는 이메일을 통해 중국 국방부에 논평을 요청했다. 한편 유럽 국가들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영국 등이 번갈아 가며 항공모함을 인도태평양에 보내고 있다. 현재는 영국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즈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이후 어느 나라가 그 뒤를 이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