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미네르바 가스서 17만 4천㎥급 2척…엑손모빌 장기 용선
모잠비크 코랄 노르테 FLNG 사업 참여…JGC·테크닙과 공동 수주
모잠비크 코랄 노르테 FLNG 사업 참여…JGC·테크닙과 공동 수주

◇ 그리스 선사 LNG 운반선, 건조 본궤도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일 거제조선소에서 그리스 미네르바 마린 산하의 LNG 전문 선사 미네르바 가스가 발주한 LNG 운반선 '미네르바 록산(선체번호 SN2653)'호의 용골 거치(기공) 행사를 열었다. 용골 거치는 선박의 뼈대를 세우는 첫 공정으로, 이를 시작으로 선체 블록 조립이 이어져 비로소 선박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 선박은 미네르바 가스가 2022년 11월 발주한 2척 중 하나로, 2024년 11월부터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갔다. 척당 가격은 약 2억 1500만 달러(약 2960억 원)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며, 올해 초 먼저 용골을 거친 자매선 '미네르바 엘레오노라'호와 함께 2026년 인도될 예정이다. 두 선박 모두 미국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과의 장기 용선 계약에 투입된다.
새로 짓는 선박에는 고효율 저감 배기가스(ME-GA) 엔진과 프랑스 GTT사의 '마크 III 플렉스' 방식 멤브레인 화물창을 적용해 LNG 운송 효율과 안전을 극대화하고, 친환경·고연비 성능도 한층 높였다.
이번 건조를 포함해 삼성중공업은 미네르바 가스에 다수의 선박을 공급하며 굳건한 신뢰 관계를 입증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21년 '미네르바 칼림노스'호와 '미네르바 키오스'호를, 2022년 10월에는 '미네르바 아모르고스'호를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협력 관계를 다져왔다. 이 선박들에는 WinGD사의 이중연료(X-DF) 추진엔진과 GTT의 '마크 III 플렉스 플러스' 화물창 체계가 탑재됐다.
미네르바 가스는 현재 5척의 LNG 운반선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외에도 과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미네르바 림노스'호와 '미네르바 프사라'호 등 2척을 인도받아 선대를 확충해왔다. 이들 선박은 각각 만(MAN)사의 ME-GI 엔진과 GTT의 NO96 화물창 기술을 적용했으며, 엑손모빌, 셸 등 국제 에너지 기업과 장기 용선 계약으로 운항하고 있다.
◇ 해양플랜트서도 낭보…모잠비크 FLNG 사업 참여
한편,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22일(현지시각) 일본 JGC는 삼성중공업, 프랑스 테크닙 에너지와 꾸린 공동 연구단(컨소시엄)이 아프리카 지역 사업을 위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1기에 대한 초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 사업을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Eni)가 발주한 모잠비크 '코랄 노르테' 사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번 초기 계약은 약 5억5000만 달러(약 7590억 원) 규모로 설계·조달·시공(EPC) 관련 초기 업무를 포함하며, 2025년 9월 30일까지 유효하고 이후 전체 본계약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새로 지을 FLNG는 해마다 350만 톤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며, 지난 2022년 가동을 시작한 '코랄 술' FLNG에 이어 같은 공동 연구단이 따낸 두 번째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삼성중공업의 잇따른 대형 수주는 국제 LNG 수요 증가에 맞춰 독보적인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재편되는 대형 LNG 운반선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 3사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발주량의 과반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LNG 운반선과 FLNG 등 핵심 분야에서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최첨단 친환경·고효율 기술 주도권을 시장에 확고히 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