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토요타·혼다 주가 폭등, 美 GM·포드도 기대감에 동반 상승
韓 24% 관세 예고 속 다자 공조 균열…고립 심화 우려
韓 24% 관세 예고 속 다자 공조 균열…고립 심화 우려

◇ 디트로이트, "자국 산업 역차별" 강력 반발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오토모티브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협정 덕분에 토요타, 혼다 같은 일본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높은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렸다. 반면 미국 내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는 즉각 반발했다. 맷 블런트 AAPC 대표는 "미국산 부품이 거의 없는 일본 수입차와 달리 미국산 부품 함량이 높은 북미 생산 차량에는 더 높은 관세를 물리는 이번 거래는 미국 산업과 노동자에게 나쁜 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업계의 공개 비판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협정 소식이 전해진 23일 뉴욕 증시에서 GM과 스텔란티스 주가는 각각 8%, 11% 올랐고 포드 역시 2%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은 이번 합의를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등 다른 국가와 협상에서도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셈이다.
같은 날 도쿄 증시에서는 토요타 주가가 14% 폭등해 15년 만에 가장 높은 하루 상승률을 보였으며, 혼다 역시 11% 급등했다. 한국 기아와 유럽 볼보 같은 다른 세계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도 앞으로 비슷한 합의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에 함께 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 140만 대의 차량을 수출한 일본은 다른 경쟁국과 달리 당분간 뚜렷한 경쟁 우위를 차지했다.
◇ 흔들리는 다자 공조…韓·EU, 불리한 협상 국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 "일본이 미국의 주요 사업에 대한 지분 투자와 신용 보증, 자금 조달 같은 '혁신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내놓았기에 15% 관세율에 합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관세 장벽으로 GM은 10억 달러, 스텔란티스는 3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보는 등 디트로이트 업계의 타격이 누적되면서 관세 인하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다자간 공조 체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24% 안팎의 관세율을 예고한 한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일본과 비슷한 조건을 얻어내야 한다는 압박이 한층 거세졌다. 씨티그룹은 "이번 합의는 25% 관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해야 하는 미국 기업들의 처지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