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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업계, 日 관세 협정 '맹비난'… "일본차 우대, 자국 산업 역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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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업계, 日 관세 협정 '맹비난'… "일본차 우대, 자국 산업 역차별"

日 자동차 관세 27.5%→15% 인하, 멕시코 25% 유지에 '불공정' 논란 가열
美 빅3·UAW 강력 반발… "인건비 낮은 북미 생산보다 日 수입차에 특혜" 비판
혼다 자동차와 같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는 미국으로의 수출에 대한 관세 인하의 혜택을 받겠지만 멕시코 수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더 높은 세율에 직면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혼다 자동차와 같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는 미국으로의 수출에 대한 관세 인하의 혜택을 받겠지만 멕시코 수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더 높은 세율에 직면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일본 간의 자동차 관세 협정을 두고 미국 자동차 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산 자동차에는 관세율을 대폭 인하해 주면서도 멕시코와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는 여전히 높은 관세를 유지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이유에서다. 닛케이 아시아는 26일(현지시각) 이러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 체결된 미일 협정에 따라 일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은 27.5%에서 15%로 낮아졌다. 반면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에는 약 25%의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맷 블런트 위원장은 화요일 "미국산 함량이 거의 없는 일본 수입품에 대해, 미국 함량이 높은 북미산 자동차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 산업계와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나쁜 거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빅3는 인건비가 낮은 멕시코에서 부품을 구매하여 미국 공장에서 조립하거나,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완성차를 수입하고 있다. GM과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40~50%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이번 협정에 대한 불만이 크다.
이번 협정은 일본 자동차업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국 시장용 차량의 약 20%를 일본에서 수입하며, 스바루는 40%, 마쓰다는 50%를 일본에서 출하하고 있다.

미국자동차노조(UAW)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일본과의 무역협정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UAW는 일본이 연간 약 137만 대의 완성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반면, 미국은 일본에 1만 6천 대만 수출하는 극심한 무역 불균형을 지적했다. 노조는 일본이 더 낮은 관세율로 미국에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이 거래의 일환으로 미국차에 대한 승인 절차를 단순화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차의 큰 크기가 일본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미국 업계는 특히 일본 하이브리드차의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움직임이 하이브리드 판매를 더욱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Cox Automotive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12%가 하이브리드였으며, 이는 2년 전의 두 배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업체들도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추가 비용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닐 간굴리(Neal Ganguli)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 1대당 3,900달러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차에 대한 낮은 관세율은 일본산 부품을 사용하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토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부품과 완성차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되어, 미국 자동차 업계 내에서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