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1%↑·성장사업 78%↑…대만 '와우 멤버십' 안착 효과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월가 "강력 매수"…EPS, 내년 113% 성장 전망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월가 "강력 매수"…EPS, 내년 113% 성장 전망

2010년 문을 연 쿠팡(CPNG)은 단순 오픈마켓을 넘어 자체 배송망과 물류 시스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와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쿠팡 생태계'를 이뤘다. IT와 결합한 초격차 물류 기반 시설, 즉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구축한 당일·익일 배송이라는 강력한 '물류 해자'는 경쟁사의 추격을 막고 2300만 명이 넘는 활성 고객을 묶어두는 핵심 경쟁력이다.
쿠팡은 이러한 성공 모델을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대만 시장 진출과 '와우 멤버십'의 성공적인 안착은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영업 평가가 이어지며 쿠팡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 1분기 '깜짝 실적'…성장 사업이 이끌었다
세부 내용을 보면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이 고정 환율 기준 16% 성장했으며, 활성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어난 2340만 명, 고객 한 명당 지출액은 321달러로 늘었다. 무엇보다 쿠팡이츠, 대만 사업 등 성장 사업 부문의 매출이 고정 환율 기준 78%나 폭증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공급망 개선과 자동화에 힘입어 매출 총이익은 20% 늘어난 23억 달러(약 3조 2027억 원),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6% 늘어난 3억 8200만 달러(약 5319억 원)를 달성했다.
쿠팡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성장률 목표를 20%(고정 환율 기준)로 유지하면서도, 성장 사업 부문에서 6억 5000만 달러(약 9051억 원)에서 7억 5000만 달러(약 1조 446억 원)에 이르는 조정 EBITDA 손실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10%가 넘는 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투자라는 것이 경영진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발표한 10억 달러(약 1조 3929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역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회사의 강력한 뜻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높은 가격표에도…월가 "중장기 성장성 믿는다"
다만 높은 밸유에이션은 부담이다. 쿠팡은 선행 주당 순이익의 102배, 주가매출비율 1.8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쿠팡의 압도적인 성장성과 운영 능력, 대만 시장을 앞세운 세계 시장 확장성이 프리미엄을 정당화한다고 본다. 시장은 쿠팡의 초고속 성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난다. 5월부터 70을 웃도는 상대강도지수(RSI)는 강력한 상승 추진력을 나타낸다. 거래량을 동반하며 직전의 횡보 상자를 위로 벗어난 점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월가의 시각도 매우 낙관적이다. 쿠팡에 투자의견을 낸 애널리스트 10명 중 8명이 '강력 매수'를 추천했으며, '중립 매수'와 '보유'는 각각 1명에 그쳤다. 종합 투자의견은 '강력 매수'다. 월가가 내놓은 최고 목표 주가는 36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약 19%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쿠팡의 EPS가 2025년 0.30달러(지난해보다 36%↑)를 기록한 뒤, 2026년에는 0.64달러로 113%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은 뛰어난 물류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한 슈퍼앱 전략과 대만 등 해외 확장 추진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하지만 높은 밸유에이션 부담과 일부 신사업의 단기 적자, RSI 70 이상이 이어지는 단기 과열 신호 등은 투자 시 살펴야 할 대목이다. 월가의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성은 인정되지만, 단기 변동성을 고려해 신규 매수는 분할 접근 후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