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원년 공동창업자인 마틴 에버하드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결정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에버하드는 저가형 전기차 개발을 중단하고 ‘사이버트럭’ 등 비현실적인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집중하는 머스크 CEO의 선택이 시장 수요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보도에 의하면 에버하드는 최근 유튜브 채널 운영자 킴 자바와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소형 전기차 개발을 포기한 건 정말 실망스럽다”며 “지금 세상에 필요한 건 그런 ‘쓰레기통처럼 생긴’ 트럭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보급형 전기차”라고 말했다.
◇ “보급형 모델이 테슬라 원안…방향 바꿔 아쉽다”
그가 언급한 차량은 업계에서 ‘모델2’로 불리던 2만5000달러(약 3500만원) 전기차로 테슬라는 이를 통해 보다 대중적인 시장 공략을 계획해왔다. 그러나 최근 머스크가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자율주행 택시인 ‘사이버캡’ 개발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보급형 전기차 계획은 백지화됐다.
이와 관련해 에버하드는 “이른바 ‘로보택시’가 사람을 치어도 그저 프로토타입 단계니까 괜찮다는 식의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자율주행차 기술의 안전성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 “사이버트럭 디자인도 영감 없어…창업정신과 거리 멀어져”
에버하드는 사이버트럭의 디자인 자체에 대해서도 “쓰레기통 같다”고 직격했다. 그는 “요즘 테슬라 차량 디자인은 더 이상 영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원래 에버하드와 마크 타펜닝이 2003년 공동 창업했으며 머스크는 2004년 투자자로 합류해 이후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후 머스크는 이사회 장악을 통해 에버하드를 밀어내고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법적 다툼 끝에 에버하드, 타펜닝, 제이비 스트라우벨, 이안 라이트 등과 함께 공동창업자 지위를 공유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에버하드는 “자율주행 환상에 빠져 본질을 잊고 있다”며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차량은 접근 가능한 가격과 실용적인 설계의 전기차”라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