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주요국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관세 여파로 2분기에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 발표 전 제품을 서둘러 들여오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1분기 ‘반짝 성장’ 뒤 2분기 급락 현상이 나타났다.
독일은 1분기에 0.3% 성장한 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월 관세를 발표하면서 앞당긴 주문이 사라지자 2분기엔 되레 역성장을 기록했다. 독일 통계청은 “일시적인 수출 확대에 따른 반작용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역시 독일과 비슷한 이유로 0.1% 감소세를 보였고 미국 제약기업들이 다수 진출한 아일랜드는 수출 위축의 영향으로 더욱 큰 폭의 GDP 하락을 겪었다.
WSJ는 “4월 관세 발표 전 미국 기업들이 물량을 대거 앞당겨 확보한 이른바 ‘프론트로딩’ 효과가 반작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프랑스와 스페인은 미국발 관세 압력 속에서도 선방했다.
프랑스는 2분기 GDP가 0.3% 증가해 0.1% 성장했던 1분기보다 상승세가 빨라졌고 시장 기대치도 웃돌았다. 프랑스 통계청은 수출 증가와 함께 내수가 회복되며 민간 소비가 반등한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수입 또한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활력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스페인도 같은 기간 0.7% 성장하며 관광경기 둔화 우려에도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 스페인 정부는 이번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조짐에 우려를 표시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WSJ는 “유로존 핵심국들의 성장 양상이 갈라지면서 EU 내부의 경제 정책 조율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